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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보아오 아시아포럼 서울회의 2018’ 개막식에는 이낙연 국무총리를 비롯해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 권오현 삼성전자 회장, 최광철 SK 수펙스추구협의회 위원장 등 경제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중국 정부 대표 인사로는 왕융 국무위원이 자리했다. 해외에서 열리는 보아오포럼 회의에 중국 고위 지도자가 참석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리바오둥 사무총장과 추궈훙 대사 등 고위급 관료를 비롯해 중국 베이징, 쓰촨, 칭다오, 하이난 등지에서 꾸린 대규모 사절단도 동행했다.
보아오포럼 한국회의 이사장을 맡은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아시아는 현재 반 세계화, 보호무역, 고립주의로 대표되는 글로벌 불확실성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아시아 역내 협력과 합의를 통해 다자주의 가치를 고수해야 아시아의 기적과 같은 눈부신 경제발전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개방과 혁신은 경제 이론에서 말하는 성장 동력으로서 만이 아니라, 오늘날 아시아가 처한 경제적 현실에서 아시아의 더 큰 기적을 일궈나가기 위한 필요조건”이라고 했다.
왕융 중국 국무위원 역시 “일부 국가가 자국 이익을 추구하며 무역마찰을 일으키고 있다”며 “아시아 지역의 협력을 강화해 외부의 충격을 이겨내자”고 제언했다.
보아오포럼은 지난 2001년 창설된 지역 경제 포럼으로, 세계 각국의 정재계 인사들이 모여 아시아의 경제 현안을 논의한다. 지난 4월 중국 하이난성 충하이 보아오에서 열린 18회 포럼에는 시진핑 주석이 3년 만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했다. 한국 경제계에서도 정의선 부회장과 최태원 회장, 권오현 회장 등 4대그룹 주요그룹 경영진이 중국 보아오로 총출동했을만큼 존재감이 컸다.
지역회의는 그동안 런던, 시드니 등에서 열렸는데 한국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지역회의인 만큼 재계 총수들이 참석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았지만 대부분 일정을 취소하거나 불참했다. 보아오 포럼이 아시아 최대 규모 정·재계 인맥 교류 행사로 중요성이 큰 것은 사실이나 박근혜 정부 당시 국정농단 사태에 휘말린 전경련 주최 행사라 부담을 느낀 것으로 분석된다.
최태원 SK(034730)그룹 회장은 이날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보아오포럼 지역회의에서 ‘개방적이고 혁신적인 아시아’를 주제로 발표할지 논의가 오갔으나 자문위원 자격으로만 참석했다. SK에선 최태원 회장 대신 최광철 SK수펙스협의회 사회공헌위원회장을 연사로 세웠다.
정의선 현대차(005380)그룹 수석부회장 역시 오후로 예정된 개막식에 참석할 계획이었지만 불참했다. 대신 정 부회장은 반기문 이사장과 왕융 국무위원 등과 티타임에 참석해 간단한 인사만 나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088350) 디지털혁신실 상무 역시 이날 과학기술 혁신을 주제로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미국 출장길에 올라 불참했다. 대신 권희백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사장)이 참석해 발표했다.
전날 서울 세빛섬에서 열린 보아오포럼 환영만찬에도 재계 총수들은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GS그룹 오너일가인 허세홍 GS글로벌 사장만 유일하게 참석했을 뿐 전경련 회장인 허창수 회장조차 불참했다. 후원사인 삼성과 SK그룹에서도 중국본사 사장 등만 보냈다. 국무위원 가운데서도 이임을 앞둔 김동연 경제부총리만 자리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 현대차, SK, LG(003550) 주요 기업이 모두 전경련과 선을 긋기 위해 탈퇴했는데 어떻게 다시 공식적으로 참석하겠느냐”면서도 “보아오포럼의 무게감을 생각했을 때 불참하는 것이 아쉬운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