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반민특위가 국민분열 원인"..여야3당 "남루한 역사의식"

14일 나 원내대표, 당 최고위원회서 발언
민주 "친일 반민족 세력의 대변인인가"
평화 "정신분열 의심"..정의 "도둑이 제발 저리나"
  • 등록 2019-03-14 오후 5:36:13

    수정 2019-03-14 오후 5:36:13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4일 최고위원회에서 “친일청산을 위해 활동한 반민특위가 국민 분열의 원인이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더불어민주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이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14일 논평을 통해 “5.18 역사를 왜곡한 망언 3인방의 징계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자유한국당이 또 다른 역사 왜곡으로 남루한 역사 인식을 드러냈다”며 나 원내대표의 이같은 발언을 거론했다.

이 대변인은 “나 원내대표의 발언은 과거 친일을 미화하고자 독립운동가를 빨갱이로 몰았던 반민족친일세력의 주장과 한 치도 다르지 않다”며 “나 원내대표는 정녕 ‘친일 반민족 세력의 대변인’임을 자임하는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홍성문 평화당 대변인도 이날 “반민특위 친일청산을 국민분열 행위로 폄훼한 나경원 원내대표의 정신분열이 의심된다”며 “나라를 팔아먹은 친일정당, 매국정당, 5.18 광주시민들을 짓밟은 전두환의 후예, 국민학살 군사독재 옹호정당임을 인정하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김동균 정의당 부대변인 역시 논평을 통해 “나 원내대표의 역사인식에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 반민특위 때문이 아니라 반민특위가 좌초됐기 때문에 국민이 분열됐던 것”이라며 “반민특위가 좌초된 바람에 친일 청산은 제대로 시도조차 하지 못했고, 다카키 마사오는 박정희라는 이름으로 돌아와 쿠데타를 일으키고 정권을 잡을 수 있었다. 그 후예인 자유한국당에게 반민특위라는 이름이 얼마나 공포스럽고 증오스러울지는 충분히 짐작이 간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1절 기념사에서 빨갱이는 친일파의 잔재라는 발언을 한 이후부터 자유한국당은 친일의 ‘ㅊ’자만 나와도 과민반응하면서 사시나무 떨 듯이 떨고 있는 것이 보인다”며 “왜 그런가. 도둑이 제 발 저려서 그러는가”라고 조롱했다.

한편 나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국가보훈처가 기존 독립유공 서훈자 대상으로 전수조사 하겠다고 한다. 그래서 사회주의 활동 경력자 298명에 대해서는 재심사를 통해서 서훈 대상자를 가려내겠다고 한다”며 “그 과정에서 지금 친일행위를 하고도 독립운동자 행세를 하는 가짜 유공자는 가려내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가짜 유공자를 가려내야 된다. 그런데 본인들 마음에 안 드는 역사적 인물에 대해서는 친일이라는 올가미를 씌우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라며 “결국 우파는 곧 친일이라는 프레임을 통해서 앞으로 이 정부의 역사공정이 시작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 해방 후에 반미특위로 인해서 국민이 무척 분열했던 것 모두 기억하실 것”이라며 “또 다시 대한민국에서 이러한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잘 해주실 것을 말씀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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