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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지난해 11조원 가까이 국내 주식을 쓸어 담았던 외국인들이 올 들어서도 변함없는 애정을 보여주고 있다. 오히려 식성이 더 강해진 분위기다. 지난해 4분기 이후 원·달러 환율의 급격한 상승(달러강세-원화약세) 속에서도 바이코리아(Buy Korea)가 지속됐다는 점에서 최근 주춤해진 달러 강세 흐름과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감, 국내 기업 실적 모멘텀 등을 고려할 때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연초 외국인 장바구니 보니…업종대표株 쇼핑
더 주목할 점은 외국인이 매수한 업종·종목이다. 외국인은 전기전자(3138억원)를 필두로 금융(2844억원), 화학(2706억원), 운수장비(1762억원), 철강금속(1536억원), 통신(1021억원) 등 업종 전반에 대한 매수세를 보였다. 종목별로도 삼성전자(005930)(1994억원) 현대차(005380)(1093억원) 포스코(005490)(1001억원) LG화학(051910)(999억원) SK텔레콤(017670)(850억원) KB금융(105560)(597억원) LG디스플레이(034220)(556억원) 효성(004800)(552억원) 하나금융지주(086790)(452억원) 현대제철(004020)(442억원) 아모레퍼시픽(090430)(441억원) 등 수출·내수주, 경기민감·방어주 구분 없이 골고루 담았다.
외국인 순매수 지속될까?
전문가들은 외국인 매수 배경으로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감과 국내 기업들의 실적 모멘텀 및 국내 증시의 밸류에이션 매력 등을 꼽고 있다. 김재중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작년 4분기부터 이어진 원화 약세 흐름은 외국인 입장에선 환차손 가능성으로 이어지는 만큼 부정적인 요인”이라며 “그럼에도 국내 주식을 꾸준히 샀던 것은 실적 모멘텀이 환차손 부분을 상쇄하고도 남는다는 확신이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지난해 이후 코스피 기업의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은 반등세를 기록 중으로 올해도 적자 기업 감소와 수출 증가에 힘입어 실적 개선이 이어질 전망이다.
중국 12월 차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작년 8월 이후 줄곧 상승세고 이머징마켓 제조업 PMI도 뚜렷한 개선세를 보이는 등 신흥국 경기 펀더멘털이 견고해진 데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제조업 지표도 확장국면에서 상승세를 이어가는 등 글로벌 제조업 경기 반등 기대가 높아졌다는 점도 향후 국내 수출 경기 및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외국인 매수와 경기모멘텀 등으로 코스피가 박스권 상단까지 상승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윤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러화의 단기 고점 인식과 위안화의 안정으로 최근 원화가 강세로 돌아서고 있다”며 “이는 외국인투자자 관점에서 한국 주식의 주식과 환차익을 동시에 노릴 수 있는 기회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외국인 자금 유입에 따른 유동성 모멘텀과 가격 모멘텀, 글로벌 리플레이션 기대를 바탕으로 한 경기 모멘텀 등으로 코스피는 2150선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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