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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조 쏟고도 가파른 출산율 저하…“사회구조적 요인 대응 부족”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등록센서스 방식)’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일 기준 총인구는 5174만명으로 전년대비 0.2%(9만명) 감소했다.
인구 증가율은 최근 저출산의 영향으로 2018년 0.4%, 2019년 0.3%, 2020년 0.1% 등으로 계속해 하락해오다 지난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후 실시한 1949년 센서스 집계 이후 총인구가 감소한 것은 처음이다.
지난 2020년부터 사망자 수가 출생아보다 많은 자연감소가 시작된데다, 작년에는 내국인 유출에 외국인 감소까지 더해지며 총인구가 전년대비 처음으로 줄어들었다. 연령 구간별로 보면 15~64세 생산연령인구는 3694만 4000명으로, 1년 전보다 34만 4000명(0.9%)이 줄었다. 0~14세 유소년 인구도 16만 7000명(2.7%)이 줄어든 608만 7000명으로 집계됐다. 반면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870만 7000명으로 같은기간 41만 9000명(5.1%) 늘었다. 고령 인구 비중은 16.8%까지 늘어나 6명 중 1명은 고령인구가 됐다. 대한민국이 늙고 쪼그라들고 있는 셈이다.
국회는 지난 5월 ‘제4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의 문제점과 개선 방향’을 통해 그간 저출산고령사회 대책에 대해 “출산·양육 관련 부담 완화 등 현상적 대응을 우선함으로써 고용, 주거 등의 사회구조적 요인에 대한 대응이 부족했고, 가사분담, 성평등 노동환경, 일·가정 양립, 다양한 가족 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개선이 있었음에도 실질적인 행태 변화나 제도화가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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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는 현상 대응식 정책을 넘어서 아이를 낳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인구경제학자인 전영수 한양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기존의 현금 급여형 정책이 완전히 무효하다고 할 순 없지만 시대 변화에 맞는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며 “저출산 정책의 대상인 20, 30대의 생활환경과 가치관이 많이 변환만큼 직업의 안정성과 주거의 지속성을 뒷받침해야 출산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단기적으론 생산가능인구 감소를 보완할 수 있는 외국인 유입 확대 등의 대책도 병행해야 한단 제언이다. 법무부는 이민 정책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인 이민청을 하반기 내 공론화한단 계획이다. 전 교수는 “생산가능인구의 하락을 즉각적으로 벌충한다는 측면에서 우리나라도 이민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다만 그것이 사회 전체적으로 유발하는 갈등보다 이익이 크도록 섬세한 미세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도 지난달 심각해지는 인구 위험에 대응해 기존 운영해오던 인구정책 TF를 인구위기대응 TF로 전환하고 경제활동인구 확충, 축소사회 대비, 고령사회 대비, 저출산 대응의 4가지 측면에서 대책 추진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다만 이달부터 순차적으로 발표될 예정이었던 대책은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인구 대책은 투입 대비 산출이 명확한 다른 경제정책과 달리 인식의 전환과 함께 여러 기반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TF산하에 관계부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민간 전문가가 참여하는 11개 작업반을 중심으로 논의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