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보경 기자] 직장인 김모(38)씨. 간편하게 배달음식을 먹기 위해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을 자주 사용하지만 저녁시간대나 주말 등 피크타임에는 기본 1시간 이상 기다려야 하는 점이 불만이다. 오랫동안 ‘배달의민족’(배민) 앱을 써왔지만 최근 들어 배달 시간을 저점 더 길어지는 것 같다. 김씨는 “최근 쿠팡이츠를 써본 후 빠른 배달로 음식이 식지 않고 도착해 만족했다”며 “그 이후로 배달음식을 시킬때는 자연스럽게 쿠팡이츠로 손이 간다”고 말했다.
| 배달의민족 앱 ‘배달 빠른순’ 검색 결과 캡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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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배달앱의 속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쿠팡이츠가 빠른 배달 서비스를 장점으로 점유율을 공격적으로 확대하자 배민이 검색 필터에 ‘배달 빠른 순’을 추가해 빠른 배달을 할 수 있는 가맹점으로 이용객을 유도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최근 배민 앱 업데이트를 통해 검색 필터에 ‘배달 빠른 순’과 ‘배달 팁(배달비) 낮은 순’을 추가했다. 이용자는 빠른 배달을 지원하는 음식점과 배달 팁이 적은 음식점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배달 속도전쟁은 쿠팡이츠로부터 시작됐다. 쿠팡이츠는 한 번에 3~4건의 배달음식을 받아 배송하는 ‘합배송’이 아닌 한 명의 배달원이 한 건의 주문만 처리하는 시스템이다. 조리시간을 준수해 음식을 신속하게 제공하는 업체들은 ‘치타배달’로 따로 분류해 이용자들이 선택할 수 있게 했다. 배달지연과 그에 따른 음식 맛 저하가 불만이었던 소비자들이 쿠팡이츠의 배달방식에 만족해 빠르게 쿠팡이츠로 옮겨가기 시작했다.
빅데이터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기준 쿠팡이츠 사용자 수(MAU)는 지난 8월 대비 7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8월 74만8000명에서 11월 126만4000명으로 최근 3개월 새 50만 명 이상의 사용자가 쿠팡이츠로 새로 유입됐다. 배민이 1054만7326명으로 여전히 1위를 지키고 있지만 1% 감소했고 요기요와 배달통은 각각 10%, 27% 줄었다.
소비자들이 배달 속도에 민감하게 반응하자 배달앱은 속도전쟁을 시작했다. 배민은 지난 8월에는 ‘번쩍배달’도 도입했다. 배민라이더스 가맹점 중 45분 내 배달을 보장하는 곳을 모아둔 서비스다. 요기요 역시 지난 7월 인공지능(AI) 배차 시스템을 적용한 ‘요기요 익스프레스’를 도입해 배달시간을 단축했다.
배민은 여기에 더해 배달이 빠른 음식점을 고를 수 있도록 이용자 편의성을 향상한 것이다. 또 최근 배달비가 인상되자 배달비가 저렴한 음식점을 찾는 이용자들이 많은 점을 감안, 각 음식점마다 다른 배달 팁도 필터로 한눈에 보기 쉽게 정렬,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