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韓日 마주 달려오는 열차…당분간 강대강 구도"

靑 지소미아 종료 결정
"한일갈등, 양국 국내정치에 긍정적 영향…日보수층 결집될 것"
"한미일 동맹 훼손…美 크게 반발할 것"
  • 등록 2019-08-22 오후 8:01:57

    수정 2019-08-22 오후 8:01:57

김유근 국가안보실 1차장이 22일 오후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정부는 한일 간 ‘군사비밀정보의 보호에 관한 협정’(GSOMIA)을 종료하기로 결정했으며 협정의 근거에 따라 연장 통보시한 내에 외교 경로를 통하여 일본 정부에 이를 통보할 예정”이라고 밝힌 뒤 퇴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전문가들은 22일 우리 정부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해 향후 한일관계는 되돌리기 어려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당분간 양국 관계는 ‘강대강’으로 치닫을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이날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한국과 일본은 앞으로 대결구도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교수는 “한일갈등이 일본과 한국 모두 국내정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온 것이 사실”이라면서 “문재인 정부가 자신의 지지세력을 감안했을 때 한일 갈등에서 밀리는 모습을 보이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렇게 되면 일본 보수 지지층도 올라갈 것”이라면서 “아베 신조 총리 역시 지금과 같은 한일 대치를 복원시킬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국내 여론을 감안했을 때 현 정부는 강경한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었으며, 아베 총리 역시 자신의 지지층인 보수결집을 높이기 위해서 앞으로 이 같은 상황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면우 세종연구소 부소장 또한 “한국과 일본이 서로 마주보고 달려오는 열차의 모습”이라고 비유했다. 이 부소장은 “이번 조치가 강대강으로 밀어붙여 일본이 대화의 장으로 나오길 기대한 것이었다고 한다면, 일본의 생각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확언했다.

이 부소장은 “일본은 한국을 과거처럼 호혜적이고 우호적인 특별한 관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최근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도 하나하나 다 따져보겠다는 것이다. 일본 또한 한국이 먼저 굽히고 들어오길 바라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한·미·일 동맹의 상징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지소미아가 종료되면서 사실상 한·미·일 동맹관계가 크게 훼손됐다고 봤다.

고명현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한·미·일 군사협력이 약화됐다는 시그널을 보이면서 북한과 중국이 상대적으로 강하게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고 연구위원은 “당장 미국 측이 크게 반발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그는 특히 “그동안 워싱턴 내부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편견이 있었다”면서 “지나치게 민족주의 성향을 갖고 있고 북한 편을 들고 중국에 유화적이라는 불만이 있었는데, 그 부분이 명확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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