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성수품 가격 1년 전으로…명태·오징어 등 최대 반값에 산다

윤석열 정부, 집권 후 첫 추석민생안정대책 발표
성수품 집중 관리…물량 최대한 풀고 650억 할인쿠폰
버팀목·디딤돌 금리 동결…소상공인·中企 42조 공급
추석 밥상물가 의식한 정부…가격개입 지적에는 ‘발끈’
  • 등록 2022-08-11 오후 7:45:43

    수정 2022-08-12 오전 11:31:26

[세종=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이번 추석대책은 물가에 굉장히 신경을 많이 썼다. 추석 20대 성수품 가격을 1년전 추석 가격 수준으로 최대한 근접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11일 윤석열 정부 집권 후 첫 추석민생안정대책을 발표한 후 기획재정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정부는 농축수산물 가격을 잡기 위해 방출·긴급수입 등 모든 가용자원을 동원하고 역대 최대규모의 할인쿠폰을 배포키로 했다. 또 취약계층과 소상공인 지원 등 다양한 민생대책도 내놨다. 하지만 과거 명절을 앞두고 해왔던 것을 확대한 대책이 대부분이라 실제 물가안정이나 민심 잡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의문부호가 달린다.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열린 제5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성수품 집중 관리…물량 최대한 풀고 650억 할인쿠폰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제5차 비상민생회의를 주재하고 △방역 △물가 △민생 △편의 △안전 등 5가지 분야에 걸친 추석 민생안전대책을 발표했다. 특히 추석 장바구니 물가부담 완화와 민생안정 대책에 집중한 모양새다.

가장 공을 들인 부분은 20개 농축수산물 성수품(盛需品) 관리다. 농산물에서는 배추·무·사과·배·양파·마늘·감자, 축산물에는 소고기·돼지고기·닭고기·계란, 임산물에서는 밤·대추·잣, 수산물에서는 명태·오징어·갈치·참조기·고등어·마른멸치 등이 정부가 중점 관리한 20대 품목이다.

정부는 이들 품목에 대해서는 정부비축물 최대 방출 및 긴급수입 등을 통해 시장에 전방위 공급을 확대해 상승 압력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짰다. 정부는 이를 통해 20개 품목이 추석 전 3주간(8월18일~9월8일) 평시대비 1.4배 공급될 것으로 전망했다. 농산물의 경우 2.3배, 임산물의 경우는 3.1배 투입될 것으로 추산했다.

이에 더해 지난해 추석 대비 1.8배 규모인 최대 650억원의 할인쿠폰을 투입해, 가격 자체가 할인되도록 하는 전략도 더했다. 역대 최대 규모다. 1인 할인한도도 기존 1~2만원에서 2~3만원으로 2배 늘렸다. 할인쿠폰과 대형마트·농협 자체할인, 축산물 자조금 등을 동시에 활용하는 형태로 가격을 직접적으로 낮춘다.

정부는 이를 통해 배추·무·양파·마늘·감자 등 전년대비 가격 수준이 높은 채소류를 중심으로 30~40%가 할인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우·한돈은 20~30%, 수입소고기는 30~40%가 할인되고, 명태·고등어·오징어·포장회(광어 및 우럭) 등도 최대 50% 할인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이러한 전략이 바로 효과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윤인대 기재부 경제정책국장은 “사상최대로 (물량을)투입하고 할인도 많이 하고 있으나 추석 성수기 기간이라 예측을 못하는 부분이다”며 “확실한 답을 드리기는 어렵다. 최선을 다해, 역대 최대로 노력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에둘렀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버팀목·디딤돌 금리 동결…소상공인·中企 42조 공급


정부는 이날 취약계층, 서민, 소상공인 및 전통시장 등을 위한 다양한 민생안정 대책도 함께 발표했다.

먼저 먼저 건강보험료를 장기 체납(7년 이상)한 경제적 취약계층 14만 5000세대(1100억원 규모) 대상으로 심사를 거쳐 다음달 말까지 결손처분(징수권 유보)을 추진한다. 연소득 100만원 이하, 재산 450만원 이하 생계곤란으로 인한 장기체납자(7년) 등 극히 생계가 곤란한 이들이 대상이다.

정부는 주택대출관련 대출 금리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주택도시기금 전세자금대출(버팀목 대출) 금리(1.8~2%)와 구입자금대출(디딤돌 대출) 금리(2.15~3%) 연내동결한다. 5월말 기준 버팀목대출 잔액은 40조 2000억원, 디딤돌대출은 42조 1000억원 수준이다.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의 명절 자금수요 뒷받침을 위해 역대 최대 규모인 42조6000억원의 자금도 공급한다. 전년 대비 1조 9000억원이 늘어난 규모다. 또 전통시장 상인을 대상으로 명절전 2개월간 개인·점포 당 최대 1000만원의 성수품 구매자금도 지원한다.

귀성·귀경길 교통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추석기간중 전국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를 검토한다. 다만 최종 면제여부는 코로나19 방역상황 등을 감안해 방역당국 등과 협의를 통해 8월말 추석연휴 방역대책 발표시 시행여부를 최종확정 예정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1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추석 민생안정대책, 최근 경제상황 진단, 집중호우 피해지원과 관련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추석 밥상민심 의식한 정부…가격개입 지적에는 ‘발끈’


정부가 추석을 앞두고 전방위 물가안정 및 민생전략을 발표한 데는 최대 20%대에 머무는 대통령 국정지지율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추석 밥상머리 민심에서 큰 타격을 입는다면 하반기 국정 운영이 더욱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민생과 직결되는 물가에 실패한다면 후폭풍이 클 수 있다.

장기 물가전망 역시 아직은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돌발변수가 생기지 않는 한 대게 추석 지나면서도 오름세가 주춤해지고 늦어도 10월에는 정점을 찍고 하락세로 가지 않겠냐는 것이 저희들의 생각”이라면서도 “폭우 등이 농작물 작황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는 저희들이 조금 더 점검해 봐야한다. 연말 (물가상승률)수치가 어느정도 될 것인지는 시간을 더 달라”고 말했다.

다만 정부가 가격에 직접 개입하는 이명박(MB) 정부가 했던 ‘MB물가지수’의 재현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반박했다. 추 부총리는 “성수품 가격을 1년 전 가격으로 안정화 시키겠다는 것이지 직접 개입하겠다는 것이 아니다”며 “인위적으로 인하하는 것이 아니다. 오해는 없었으면 한다”고 선을 그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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