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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안·유 대표는 부산에서 개최된 국민통합포럼에 나란히 참석했다. 두 사람이 지방행사에 동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민통합포럼은 양당이 공동 개최해온 세미나로 그동안 양당의 통합론을 진전시키는 대화채널로 여겨져 왔다. 이 자리에는 양당 지역위원장이 참석해 내년 지방선거를 위한 연대 방안을 두고 의견을 교환했다. 국민의당 관계자가 선물한 푸른색 목도리를 함께 두르며 연대 의지를 확인하기도 했다.
포럼 직후 유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언제까지 통합 이야기로 질질 끌 순 없다”고 국민의당과의 통합론을 최대한 빨리 매듭짓겠다고 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양 당의 통합논의를 더 이상 늦추기 어렵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어 “완전한 통합까지는 가지 않더라도 부분적인 협력으로 결론 날 수도있다”고 부연했다. 앞서 지난달 취임한 유 대표는 국민의당·자유한국당과의 ‘중도·보수 통합’을 추진해 이달 중순까지 가시적 성과를 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번 회동을 기점으로 양당의 통합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미 양당의 통합 전당대회 날짜가 명시된 시나리오 등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내년 초 통합 여부를 결정하는 전당대회가 열릴 것이라는 급진적인 분석도 제기된다. 안 대표 측은 “구체적 논의된 바 없다”고 적극 부인하고 있지만 안 대표의 의지가 강한 만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통합론을 둘러싼 국민의당 내홍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통합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안 대표와 호남 중진 의원들이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한 채 갈등 강도가 심해지고 있다. 최근 박주원 전 최고위원의 DJ비자금 의혹 사건까지 터지며 국민의당 ‘분당(分黨)’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박지원 전 대표도 이날 TBS 라디오에서 “안 대표가 전당대회와 통합을 선언하면 분당 될 수밖에 없다”고 거듭 경고했다. 여기에 김동철 원내대표와 박주선·황주홍·주승용·박준영 의원 등 중재파도 전날 긴급 회동을 갖고 안 대표에게 당분간 통합론을 중단해 줄 것을 촉구하는 데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