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으로 버틴 코스피, 이중 악재에 털썩…조정場 서막

15일 하루 4.76% 급락한 2030.82p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에 기관·외인 `주식 던지기`
"유동성으로 버티다 피도로 쌓여…하반기 조정반복 가능"
  • 등록 2020-06-15 오후 6:09:40

    수정 2020-06-15 오후 9:44:04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잠시 쉬어가는 것일까, 아니면 본격 조정장 돌입인가.

15일 코스피지수가 5% 가까이 급락하고 코스닥지수는 7% 넘게 폭락하면서 ‘검은 월요일’ 수준의 장이 펼쳐지자 현 장세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증시가 실물경제나 기업실적과 괴리된채 기대감과 돈의 힘으로 올랐다는 점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만, 본격적으로 하락세를 보이면서 조정장에 진입한 것인가에 대한 판단에는 신중한 모습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당분간 증시 조정은 불가피하겠지만 지난 2~3월처럼 속수무책으로 하락하는 모습이 연출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중국 등지에서 코로나19 2차 대유행 우려가 부각되면서 코스피가 급락 마감한 1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01.48포인트(4.76%) 내린 2030.82로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2.91포인트(7.09%) 내린 693.15로 거래를 마쳤다. [사진=연합뉴스]
악재 겹치자 와르르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76%(101.48포인트) 내린 2030.82로 거래를 마쳤다. 지수가 종가와 장중 저가 기준으로 2050선 밑으로 내려간 것은 지난달 29일 이후 11거래일 만이다. 낙폭으로 치면 연저점 직전인 3월18일(4.86%)에 비견할 정도다.

지수는 최근 2200포인트를 넘어 연고점을 회복하리라는 기대를 만들며 순항했다. 이달 8~11일 4거래일 연속으로 장중 고가가 2200선을 넘어서는 등 실현 가능성을 키웠다. 그러나 상승 추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12일 2% 하락한 데 이어 이날은 낙폭을 더 키웠다.

여러 악재가 한꺼번에 몰렸다. 이중 코로나 19 재확산 조짐이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만든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국내를 비롯해 미국과 중국 등 국내외에서 코로나 19가 다시 유행하리라는 우려가 확산하면서 경제활동이 다시 끊길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증시에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주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경제 전망을 낙관하지 못한 것도 투자 심리를 위축시킨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 시장도 상황은 비슷하다. 한국 시각으로 오후 4시30분 현재 S&P500 선물과 나스닥 100 선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 초반에서 하락한 2940포인트와 9420포인트를 각각 오가고 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팀장 “그동안 주가가 많이 회복한 가운데 추가 모멘텀에 대한 의문이 형성된 상황이었다”며 “그런데 미국에서 코로나가 유행하는 데 대한 우려가 커지고 북한 위험까지 겹치면서 주가가 조정받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지난 2~3월과 같은 급락으로 가는 흐름은 아니고 조정을 받는 단계로 보인다”며 “코로나 19가 우려를 덜지 않은 상황에서 반등하려면 각국에서 재정 정책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기에 한국 증시의 고질적인 디스카운트 요인인 지정학적 리스크가 더해졌다. 주말새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군사도발을 시사하면서 투자심리를 짓눌렀다.

수급도 유리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기관과 외국인이 차익을 실현하고 개인이 홀로 주식을 사들이는 장이 반복하고 있다. 이날 기관은 7645억원을 팔아 3거래일 연속, 외국인은 4781억원을 팔아 5거래일 연속 각각 순매도를 기록했다. 개인은 이날 1조2411억원을 사들여 3거래일 연속으로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날 개인 순매수 규모는 일일 기준으로 올해 들어 4번째로 크지만 지수 하락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센터장은 “기관은 코스피 지수 2000포인트가 펀더멘탈 대비해서 고평가된 것으로 판단하고 매도를 이어가는 것으로 보인다”며 “외국인은 미국 시장 불안에 대비해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에서 주식을 파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잊었던 코로나19 재인식 과정

이런 흐름에서 지수는 당분간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복수 진단이다. 과속한 만큼 급감속에 따른 현기증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코스피지수가 올해 1월20일 연고점(2277.23포인트)에서 지난 3월19일 연저점(1439.43포인트)을 기록하기까지 60일이 걸렸다. 이후 종가 기준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 10일(2195.69포인트)까지 84일이 소요됐다. 최근 지수가 상승한 속도가 앞서 하락한 템포만큼이나 빨랐던 데 대한 대비다.

장희종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많이 오른 상황에서 악재가 겹치는 것을 감당하지 못한 결과”라며 “지수가 회복과 조정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울퉁불퉁한 흐름을 겪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가에서는 지수가 그동안 오른 배경과 속도를 짚어볼 시기라고 조언한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그간 코스피는 유동성으로 버티면서 피로도가 쌓였는데, 이렇다 할 모멘텀이 나타나지 않게 되자 바로 반응한 것”이라며 “다음 달 초에 2분기 실적이 나오기 전까지는 모멘텀 공백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주가는 적정 수준을 찾아 수렴해가는 과정이고, 모멘텀을 확인하지 못하면 조정은 하반기에도 반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용택 센터장은 “우리가 그동안 코로나19를 잊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다시 생각해볼 시기”라고 조언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청룡 여신들
  • 긴밀하게
  • "으아악!"
  • 이즈나, 혼신의 무대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