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전경련 해체해야” 추궁
기재위 야당 의원들은 5일 기획재정부를 상대로 열린 국감에서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설립의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전경련에 공세를 퍼부었다.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경련은) 과거 정부와 재벌간의 창구였다. 정부 정책에 협조하기도 했고, 이게 정경유착의 창구가 됐다”며 “이제는 시대적 역할이 끝나서 해체가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공공기관 19곳이 전경련 회원사로 가입돼 있는 것을 두고 “회비를 내는 문제가 아니라 각 분야마다 전경련과 이해관계 충돌 우려가 있음에도 문제 의식이 부족하다는 것이 본질”이라며 “19곳은 전경련을 당장 탈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영선 더민주 의원 역시 “전경련이 말 잘 듣는 기업은 봐주고 말 안 듣는 기업은 내치는 방식으로 중간에 앉아서 어마어마한 규모의 준조세를 걷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유일호 경제부총리에게 “기재부는 미르·K스포츠 재단에 대한 지정기부금단체 지정을 취소하고 전경련을 해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도 “자본주의를 먼저 시작한 선진국에도 (대기업집단 이익을 대변하는) 전경련 같은 조직이 없다”며 거들고 나섰다.유 의원은 “법적으로 정부가 전경련을 해체할 수단이 없기 때문에 전경련 해체를 재촉하는 방법은 정부가 전경련을 상대 안하면 되는 것”이라며 “일본의 경단련도 중소기업과 대기업간 이익을 공유하는 아이디어를 내는 집단이지 전경련처럼 (대기업 이익만 대변하는) 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의원들의 전경련에 대한 전방위한 공세를 퍼붓자 유 부총리는 “전경련을 해체하는 것은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결정해야 하는 것”이라면서 “전경련에 대해 개인적 의견을 말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며 선을 그었다.
조선·해운 구조조정 방안 간헐적 질문만..12일 다뤄질 듯
기재위 야당 간사인 박광온 더민주 의원은 “최경환 전 부총리를 어떻게 할 것인지 기재위에서 논의하자”고 인사청탁에 국한해 문제를 제기했다. 최 전 부총리가 의원실에서 데리고 있던 인턴을 중소기업진흥공단에 취업시키기 위해 박철규 중진공 전 이사장에게 인사청탁을 했다는 혐의를 두고 한 말이다. 새누리당 박명재·이현재 의원 등은 “최경환 전 부총리 입사관련 청탁 문제제기는 재판 중”이라고 거부 의사를 명확히했다. 앞서 지난 9월에 열렸던 서별관회의 청문회에서도 여당은 최 전 부총리의 증인 소환을 강하게 거부한 바 있다.
조선·해운 구조조정 문제는 자연스레 뒷전이 됐다. 이현재 새누리당 의원은 “한진해운에 대한 회생절차가 진행중인데 현재 (진행)된 내용을 제출해달라”고 요구했고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도 “조선과 해운에 대한 구조조정 로드맵은 언제 완료되냐”면서 “국감기간 중에 보고가 될 수 있는지”를 묻는 수준에 그쳤다. 유 부 총리는 “10월말까지 하려고 한다”고 답했다.
기재위 국감에 참여했던 야당 의원은 “미르·K스포츠 재단 등 현안에 대한 문제가 많아 서별관회의와 관련된 문제를 제대로 다루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12일 예정된 기재위 국감에서 다시 이 문제를 거론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