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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 장관은 13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최한 ‘소재·부품·장비의 분업적 협력 생태계 조성을 위한 대·중소기업 간담회’를 마치고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중기부가 국내 소재와 부품, 장비 산업 육성을 위해 대·중소기업 간 분업적 협력의 효과적인 방안과 대·중소 상생협의회의 효율적인 운영 방향에 대해 산업계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마련했다.
삼성전자(005930)와 현대차(005380), LG디스플레이(034220), SK하이닉스(000660) 등 대기업부터 미경테크와 한국전광 등 중소기업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기업들은 국내 소재·부품·장비 육성을 위해 환경 규제 완화와 연구·개발(R&D) 비용 지원, 판로 개척 지원 등을 두루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평법과 화관법은 가습기살균제 사태에서 비롯돼 제·개정했다. 하지만 신규 화학 물질과 기존 물질을 모두 신고해야 하는 등 일본은 물론 미국과 유럽연합(EU)보다도 강한 규제로 인해 현장 기업들이 불만을 토로해왔다. 특히 최근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를 계기로 우리 정부가 국내 소재 산업 육성에 나선 가운데 관련 기업들이 화평법과 화관법 규제 완화를 소재 육성의 선결 과제로 꼽는 상황이다.
화평법과 화관법은 앞서 전날인 지난 12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개최한 ‘소재·부품 산업, 한일 격차의 원인과 경쟁력 강화 방안 세미나’에서도 가장 큰 화두였다.
이날 세미나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국내 소재·부품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환경 규제 완화가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곽노성 한양대 과학기술정책학과 특임교수는 “최근 정부가 국내 소재 산업을 육성하겠다고 밝힌 자리에서 기업들이 가장 많이 건의한 부분이 바로 화평법과 화관법 규제 완화”라면서 “EU 출신 기업인조차 국내 규제가 너무 세다고 불평한다. 국내 소재 육성을 위해서는 일본 수준으로 규제 문턱을 낮추면서도 규제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학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화평법을 두고 사실상 화학물질을 쓰지 말라고 인식하는 기업이 많다. 화학물질은 위험하고 더럽다는 인식으로 인해 공장 설립이 어려운 점도 있다”며 “깨끗하고 안전한 기술은 없는 만큼 위험하고 더러운 기술을 깨끗하고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자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