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우리나라와 에콰도르 정부가 전략적 경제협력협정(SECA) 타결을 선언했다. 내년 이후 발효시 자동차부터 콘텐츠에 이르는 상품의 중남미 비관세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오른쪽)과 다니엘 레가르다 토우마(Daniel Legarda Touma) 에콰도르 생산통상투자수산부 장관이 1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샤롯데스위트룸에서 한-에콰도르 SECA 협상 타결 공동선언문에 서명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사진=산업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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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방문규 산업부 장관과 다니엘 레가르다 에콰도르 생산통상투자수산부 장관은 이날 서울 롯데호텔에서 양국 간 SECA 협상 타결을 알리는 공동선언문에 서명했다. 양측 수석대표 간 SECA 가서명도 이뤄졌다.
양국은 내년 상반기 중 한-에콰도르 SECA에 정식 서명하고 각국의 국내 절차를 밟아 가급적 이른 시일 내 이를 발효하기로 했다.
우리나라는 한-에콰도르 SECA 발효 후 전체 품목의 96.4%를 관세 없이 현지 수출할 수 있게 된다. 에콰도르 역시 자국 제품의 92.8%에 대해 관세 없이 국내 수출이 가능하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는 에콰도르에 7억1100만달러(약 9500억원)어치의 상품을 수출하고 2억1000만달러어치를 수입했다.
자동차 수출 관세는 현재 40%이지만 15년 내 관세 없이 수출할 수 있게 된다. 올 5월 FTA를 맺고 20년 내 관세를 없애기로 한 중국산 자동차나 FTA를 맺지 않은 일본산 자동차 대비 경쟁력 확보가 기대된다. 건설중장비나 배, 김, 라면 같은 식품 수출 관세도 사라지거나 크게 낮아질 예정이다. 에콰도르는 또 SECA 발효를 계기로 한국 온라인 게임이나 영화·음악 콘텐츠를 개방키로 해 K콘텐츠 확산이 기대된다. 이에 맞춰 지식재산권 관련 보호 규정도 마련했다.
에콰도르 측의 관심 품목인 농수임산물은 페루, 콜롬비아 등 FTA 기체결 국가와 비슷한 수준에서 개방했다. 에콰도르산 새우는 국산 새우 산업 보호 차원에서 일정 물량에 한해서만 관세를 없애는 TRQ 방식을 적용한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2년부터 에콰도르와의 SECA을 타진해 왔다. 양국은 2015년 협상 개시 선언 이후 2016년부터 2022년까지 6년간 협상이 중단되기도 했어나 총 아홉 차례에 걸친 공식 협상 끝에 이번에 타결을 선언했다. 우리나라의 23번째 자유무역협정(FTA)이다.
한편 양국은 SECA 타결 공동선언문 서명을 계기로 이날 서울에서 양국 정부 관계자와 100여 기업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한-에콰도르 비즈니스 포럼을 열고, 경제협력 확대 기회를 모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