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강행 움직임을 보이자 김오수 검찰총장을 필두로 검찰이 배수진을 쳤다. 새 정부 출범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정치적 의도가 다분한 민주당의 ‘검수완박’ 추진에 검찰뿐만 아니라 법조계도 싸늘하게 등을 돌리고 있다.
| 김오수 검찰총장이 11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열린 전국 지검장 회의에서 모두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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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오수 검찰총장은 11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열린 전국지검장회의 모두 발언에서 “검찰 수사 기능이 폐지된다면 검찰총장인 저로서는 더는 직무를 수행할 아무런 의미가 없다. 직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 총장 주재 하에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께까지 약 7시간에 걸친 마라톤 회의 끝에 전국의 검사장들이 내린 결론은 국회에 ‘형사사법제도개선특위’를 구성해 달라는 것이었다. 먼저 지검장들은 “지난해 1월 형사사법제도 개편으로 인한 문제점조차 해결되지 못한 상황에서 국민적 공감대와 절차적 정당성을 갖추지 않고 충분한 논의나 구체적 대안도 없이 검찰의 수사 기능을 폐지하는 법안이 성급히 추진된다면 그로 인한 피해는 국민들께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을 위해 국회에서 가칭 ‘형사사법제도개선특위’를 구성해, 검찰 수사 기능뿐만 아니라 형사사법제도를 둘러싼 제반 쟁점에 대해 각계 전문가와 국민들의 폭넓은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논의를 거쳐 합리적 개선 방안을 마련해 줄 것을 간곡히 호소한다”고 강조했다.
법조계는 국회 다수당인 민주당의 입법 강행이 국민의 선택을 왜곡하는 처사라고 비판한다.
대검찰청 검찰개혁위원을 지낸 김한규 변호사는 “형사법 이전에 어떻든 국민은 헌법적으로 가장 중요한 정치적 선택으로 윤석열 당선인을 선택했다”며 “아무리 국회 다수당이라고 새 정권 출범을 앞두고 윤 당선인의 국정 과제와 상반되는 검수완박 입법을 강행하는 것은 국민의 선택을 왜곡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이 검수완박을 정 하고 싶으면 2024년 총선 때 이를 주요 공약으로 내걸고 국민의 선택을 받아 추진 동력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