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7.4% vs 13.6%.
지난해 11월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최근까지 코스피지수 상승률과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상승률을 비교한 숫자다. 코스피지수는 뉴욕증시 상승세의 절반 밖에 오르지 못했다. 코스닥지수 상승률 1.5%와 비교하면 더 암울해진다.
2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다우지수는 트럼프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에 2만선을 돌파한 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나스닥지수와 함께 12일 연속 사상 최고치란 진기록을 세웠다. 그것도 모자라 뭐 하나 확실하게 드러난 것 없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회 연설에 또 다시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이러한 트럼프 랠리는 같은 기간 일본 니케이225지수와 타이완 가권지수도 각각 20.4%, 8.2% 끌어올렸다. 범유럽권 지수인 스톡스50지수도 같은 기간 10.9%나 상승했다. 반면 코스피지수는 이날 2102.65선을 기록, 트럼프 당선이 확정됐던 작년 11월9일(1958.38)보다 7.4% 오르는 데 그쳤다.
이처럼 코스피가 글로벌 증시보다 오르지 못한 이유로는 탄핵 정국 등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 소비 둔화 등 경기부진, 보호무역 및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드) 배치에 따른 경제보복 우려 등 G2(미국·중국)의 정책 리스크, 북한 도발 등이 꼽힌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회복 기대감이 상대적으로 약했던 점을 꼽았다. 이 연구원은 “작년 2월 이후 국내 경기선행지수는 0.1포인트 올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0개국중 이탈리아 다음으로 가장 상승폭이 작은 반면 미국은 0.4포인트 상승했다”고 말했다. 제조업평균가동률은 1월 74.3%로 8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여전히 낮고 소매판매 역시 가계부채 급증 속에 석 달 연속으로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나마 국내 증시 저평가는 수출경기 회복세에 힘입어 점차 해소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코스피 상장기업의 지배주주 기준 순이익은 지난 2010년부터 2015년까지 6년간 연평균 81조5000억원 수준에 갇혀 있었지만 수출 회복에 작년 100조원을 돌파한 후 올해 역시 사상 최대 이익이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