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성의 제약국부론]닷컴버블과 코로나 치료제 개발열풍

코로나 치료제, 백신 20여 업체 무더기 개발선언
코로나 신약개발업체 시장 우호적..닷컴버블 연상
업계,“코로나 신약개발 빌미, 주가부양,자금확보 노려"
기술력,자금동원력이 성공가능성,진정성 판단기준
1년 후 옥석 구분될것,시장호도 기업 설자리 없어야
  • 등록 2021-03-25 오후 4:20:24

    수정 2024-03-26 오전 10:15:15

[이데일리 류성 제약·바이오 전문기자] “물들어 올 때 배 띄우자.” 코로나19가 대유행하면서 국내 제약사들마다 너나없이 이 유행병의 치료제 및 백신 개발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셀트리온의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렉키로나’. (사진=뉴스1)


지금까지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개발을 선언한 국내 제약사들의 면면을 보면 메이저 제약사는 물론 중소 제약사, 바이오 벤처 등 모두 20여개사에 달한다. 여기에 매달 1~2개 업체씩 추가로 이 개발 전선에 합류하는 추세여서 그 숫자는 갈수록 늘어날 전망이다. 가히 국내 제약업계에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개발 ‘광풍’이 불고 있는 형국이다.

이 전염병이 발생한지 1년여가 지난 지금 국내 제약사 가운데 유일하게 셀트리온(068270)이 코로나19 항체치료제인 ‘렉키로나’ 개발에 성공, 그나마 업계의 체면을 세워주고 있는 모양새다.

코로나19 처럼 전세계적으로 광범위하게 장기간 대유행하는 전염병은 최근 찾아보기 힘든 케이스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인류에게 안겨주는 시련과 고통이 클수록 이를 치료, 예방하는 의약품에 대한 수요는 커지기 마련이다.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의 세계 시장규모는 최소 수백조원에 달할 것으로 업계는 추산한다. 실제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성공한 글로벌 제약사 화이자의 경우 이 백신으로만 연간 20조원 안팎의 추가 매출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가 창출하고 있는 천문학적인 치료제 및 백신 시장규모를 감안하면 국내 제약사들이 경쟁적으로 이 분야 신약개발에 나서는 것은 일견 당연한 결과다. 전례없는 대유행병으로 국민의 생존이 위협받고있는 상황이기에 치료제 및 백신 개발에 다수의 국내 제약사들이 나서는 것은 분명 고무적이고 독려할 만한 일이다.

문제는 이들 가운데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을 개발할 역량과 진정성을 갖춘 업체들이 얼마나 있느냐이다. 업계에서는 이들 기업 가운데 상당수는 특히 주가부양이나 자금확보를 위해 코로나19 치료제나 백신 개발이라는 소재를 교묘하게 악용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실제 십수년에 걸쳐 신약개발을 진행해왔지만 아무런 성과가 없다가 이번 코로나 사태를 맞아 코로나 치료제로 주력 개발분야를 바꾼 기업들까지 상당수 등장했다.

업계에서는 무엇보다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개발에 뛰어든 기업들의 자금 역량을 보면 각 기업들의 진정성을 가늠할수 있다고 조언한다.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을 임상3상까지 마무리하고 상용화하기까지는 최소 1조원 이상이 들어가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런 천문학적인 개발비를 부담할 수 있는 자금 동원력을 갖춘 제약사는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라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물론 중간에 기술이전이나 공동개발 등 우회적인 방법으로 자금난을 이겨내는 전략도 있을 수 있지만 이 또한 지난한 건 마찬가지다.

과거 2000년초 닷컴 버블때는 주력사업과 관계없이 회사 이름에 닷컴을 붙이는 게 유행했던 적이 있다. 회사명에 닷컴이 들어가기만 하면 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다보니 빚어진 결과다. 지금은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개발에 나서는 기업라면 시장은 성공 가능성은 묻지도 않고 일단 우호적인 평가를 내리는 분위기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과거 닷컴버블을 연상시키는 대목이다.

지금으로부터 1년 후인 2022년 3월,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개발을 하겠다고 나섰던 국내 제약사들은 각자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부디 코로나19 대유행병이 수그러들었다는 것을 명분으로 지지부진하던 치료제 및 백신 개발을 중단하겠다는 제약사들이 속출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청룡 여신들
  • 긴밀하게
  • "으아악!"
  • 이즈나, 혼신의 무대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