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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김용진 기획재정부 2차관 주재로 열린 공공기관 채용비리 관련 관계부처 회의에선 ‘원 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비롯한 채용제도 개선 방안이 공개됐다. 과거 5년간 1190곳 중 946곳에서 무려 4788개의 지적사항이 나오고 이중 300여 건은 수사 의뢰나 징계(문책)가 필요한 중대한 사안이었던 건 채용과 관련한 제도가 그만큼 허술했다는 반증이다.
‘원 스트라이크 아웃’ 비리 연루시 즉시 퇴출
원 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란 공공기관 임·직원이 비리에 연루되면 즉시 업무에서 배제하고 퇴출을 원칙으로 한다는 걸 명문화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진 해임이 유일한 제재 수단이었다. 현재 3년인 징계 시효도 5년으로 연장키로 했다. 지금껏 불분명했던 부정합격자의 채용취소 근거도 분명히 하고 5년 동안 공공기관 채용 시험 응시 자격도 제한한다. 채용비리 임원과 청탁자 명단을 공개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기관도 함께 제재한다. 이번부터 채용비리 적발 기관을 공개하고 경영평가 등급을 낮추고 성과급 지급률도 조정키로 했다. 관련 법안은 이미 국회 계류 중이다.
채용 전 과정 투명하게 공개.. 전문대행기관 시범 운영
공공기관 채용 전 과정도 투명하게 바꾼다. 이번에 적발된 지적사항 중에서도 상당수가 위원 구성 부적절(23%), 공고 위반(10%)이었다. 이렇듯 불투명한 채용 과정이 결국 비리를 양산한 셈이다. 현재 공고문에 그쳤던 의무공개(공시) 내용을 전형별 응시자격, 평가기준, 가점 요소, 합격배수 등 사실상 채용 전 과정을 아우르도록 했다.
정부는 또 공시 여부를 연 2회 정기 점검키로 했다. 또 서류 단계에서 자율적으로 운영하던 외부위원 참여를 의무화하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채용 과정 관리 표준 매뉴얼을 만들어 각 기관에 배포한다. 기재부는 연구용역을 통해 채용비리 취약 요인을 분석 중이다.
정부 단호한 대처 중요.. 내부고발 강화 주문도
전문가들은 공공기관 채용비리를 근절하기 위해선 정부가 보다 강한 의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가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청년 일자리 창출에 나서는 상황에서 채용비리가 발생하면 정책에 대한 공감대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박진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공공기관 채용비리는 많은 사람에게 좌절을 안기는 심각한 문제하는 점에서 단호한 대처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채용 전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외부평가위원 참여를 확대하는 등 채용 기준을 명확히 하면 청탁이나 특혜 등의 개입을 막는데 도움이 될 수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채용비리를 완전히 근절할 수 없으리란 지적도 있다. 채용비리는 기본적으로 내부 관계자가 아닌 한 외부에서 아무리 꼼꼼히 점검하더라도 사각지대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내부고발자 제도를 좀 더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이번 방안에 채용비리 관련 권익위원회 통합신고센터 상설 운영 방침을 포함했으나 포상금 등에 변화는 없다. 전문가들은 채용 비리를 저지른 정황이 신고되면 즉시 수사를 의뢰하고 이번과 같은 특별 전수조사를 정례화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