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대일로회의 이어 보아오포럼까지 韓배제…官까지 문 잠근 中(종합)

3월말 개최 보아오포럼에 주형환 산업부 장관 초청 돌연 취소
5월 개최 일대일로 정상회의도 한국만 배제
  • 등록 2017-03-06 오후 3:55:21

    수정 2017-03-06 오후 3:55:21

[베이징= 이데일리 김대웅 특파원] 중국 정부가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정상회의와 보아오포럼 등 국제 행사에서 잇달아 한국을 배제하고 나섰다. 이렇자 민간을 거쳐 간접적으로 가해지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이 정부 차원의 직접적인 행위로 강화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6일 산업통상자원부와 베이징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측은 지난 3일 주중 한국대사관을 통해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 대한 초청을 철회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초청을 철회한 이유에 대해 중국측은 이렇다 할 사전 설명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부측은 뒤늦게 주 장관이 참석하려던 세션의 패널 확보가 안돼 세션 자체가 취소됐다며 의미를 축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산업부는 지난 1월 중국으로부터 주 장관의 초청 요청을 받은 뒤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현재 주 장관에 대한 초청 취소로 인해 포럼 공식 홈페이지 상에 한국측 주요 인사 명단에는 유정복 인천시장만이 포함돼 있는 상태다. ‘아시아의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보아오포럼은 아시아권내 국가간 협력과 교류를 통한 경제 발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비정부비영리 경제포럼이다. 각국의 정부 인사와 기업 경영인, 저명한 학계 인사 등 2000여명이 참석하는 행사로 이달 말 중국 하이난 섬에서 열린다.

관료뿐만 아니라 이번 보아오포럼에는 국내 주요 재계 리더들도 참석하지 않을 전망이다. 그동안 포럼 이사로 행사에 매년 참석해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올해엔 참석하지 못하는데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출국금지 상태가 풀리지 않으면 참석이 어렵다.

중국 정부는 오는 5월 개최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정상회의 초청 명단에서도 한국만 배제하고 있다. 베이징 외교가에 따르면 중국은 일대일로 포럼에 한국의 정상 및 각료급 초청을 아직 하지 않고 있고, 포럼까지 두 달 이상 남아있지만 현재 탄핵정국이라는 국내상황을 감안하면 초청이 없을 가능성도 있다.

중국이 정상이나 각료급 모두 초청하지 않는다면 사드 보복을 위한 의도적 홀대라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한국은 일대일로와 밀접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의 창립회원국이다. 중국은 5월 14~15일 이틀간 베이징에서 일대일로 포럼을 열어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보호주의에 대대적인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주변국들의 도움을 얻어 세력 과시가 필요한 상황이다.

외신들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지난 8일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에게 일대일로 포럼에 참석해달라고 공식 초청했으며,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은 최근 “일대일로 포럼을 위해 5월 중국에 갈 것”이라고 직접 말하기도 했다. 벨라루스 정상도 초청받았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대형 행사를 개최할 때 각국과 긴밀한 소통을 유지하며 어느 국가 정상이 올지는 적정한 시점에 구체적인 상황을 발표할 것”이라고만 말하며 한국 배제에 대한 직접적인 답변을 피했다.

앞서 중국 관영언론인 신화통신도 지난달 28일 김장수 주중 한국대사를 인터뷰할 예정이었지만 인터뷰를 하루 앞두고 일방적으로 취소하며 외교적 결례를 범했다. 신화통신 측은 인터뷰 전날 롯데가 이사회를 열어 성주골프장을 사드 배치 부지로 제공하는 안건을 의결한 직후 이같이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화통신 관계자는 “양회 취재 수요가 많아 인력이 부족했다”고 취소 배경을 설명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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