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재벌' 기준 확 바꾼다

"입법예고 절차 거쳐야"..자산5조 기준 시행령 개편 시사
박 대통령 "발목 잡지 않고 다 뛰게 해줘야"..전폭 개편 가능성
  • 등록 2016-04-26 오후 6:41:11

    수정 2016-04-26 오후 7:38:38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총 자산 5조원으로 규정된 대기업집단 지정기준을 개편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대기업 지정제도는 반드시 시대에 맞게 바뀌어야 한다”며 개편 필요성을 언급하자 나온 조치다.

공정위 경쟁정책국 관계자는 26일 대기업집단 지정 기준개편과 관련해 “의견조회, 입법예고 절차가 필요하다”며 “그 과정에서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2008년 대기업집단 지정기준을 총자산 2조원에서 5조원으로 올린 뒤 현재까지 유지해오고 있다. 지정 기준을 바꾸려면 국무회의를 통해 공정거래법 시행령을 바꿔야 한다. 이 관계자는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절차에 들어가 봐야 알 수 있다”고 밝혀, 자산기준 상향 등 구체적인 개편 방안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대기업 기준이 대폭 개편될 전망도 제기된다. 박 대통령은 이날 언론사 편집·보도국장 오찬간담회에서 “(대기업) 지정제도를 손도 안 대고 그대로 가져가겠다는 것은 우리 스스로가 경쟁력을 깎아 먹는 일”이라며 “뭘 해보려는 것을 다 발목을 잡아놓고 ‘투자가 안 되느니, 경제활성화가 안 되느니’ 하면 안 된다. 다 뛰게 해주고 그렇게 해야 되지 않나”고 말했다.

대기업 집단 지정제는 국내 계열사를 합한 자산 규모가 5조원 이상이면 대기업 집단(상호출자 제한 기업 집단)으로 분류해 각종 규제가 부과된다. 공정거래법상 신규 순환 출자·채무 보증·계열사 간 상호 출자 금지, 소속 금융회사에 대한 의결권 제한, 계열사 부당 내부 거래 및 일감 몰아주기 금지, 금산 분리 등 금융 규제를 적용한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 1일 대기업 집단 65곳을 지정했다. 홈플러스와 대성이 빠지고 카카오·셀트리온·하림·금호석유화학·하림·SH공사가 새로 포함되면서 작년보다 그 수가 4곳 늘었다. 그러나 카카오 등이 포함되면서 이 같은 대기업 기준이 늘어난 경제 규모에 맞지 않은 규제라는 지적과 함께 대기업 간 형평성 논란이 불거졌다.

(출처=공정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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