닻올린 바른미래당..영호남 크로스로 ‘중도정당 잔혹사’ 끊을까

13일 일산 킨텍스서 합동 전당대회 실시
원내 3당 30석..'캐스팅보터' 될 듯
유승민-박주선..지방선거 성과 관건
  • 등록 2018-02-13 오후 4:13:23

    수정 2018-02-13 오후 4:13:23

바른미래당 유승민 공동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가 13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출범대회에서 창당 출범 버튼을 누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임현영 기자]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 신당인 ‘바른미래당’이 마침내 닻을 올렸다. ‘영호남의 화합’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원내 3당으로 새롭게 출발했다. 의석수(30석)를 활용해 ‘캐스팅보터’로 자리매김한 뒤 자유한국당을 제친 ‘대안 야당’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비관적인 전망도 만만치 않다. 거대 양당에 유리한 한국 정치구도를 넘지 못하고 ‘미완의 정치실험’에 그칠 것이란 시선도 있다. 첫 시험대는 당장 4개월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다. 바른미래당이 ‘중도정당’잔혹사의 고리를 끊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양 당은 13일 일산 킨텍스에서는 전당대회를 열고 합당을 공식화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정치 괴물들을 이기려면 우리 스스로 변화해야한다”며 “우리는 이미 달라졌다. 전라도와 경상도의 벽을 허물었다”고 포부를 밝혔다.

전당대회 직전 개최한 수임회의에서는 지도부 인선을 마무리했다. 초대 당 대표로는 기존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와 박주선 국회부의장이 선출됐다. 안 대표는 본인이 약속한대로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기존 김동철 원내대표, 지상욱 정책위의장, 이태규 사무총장은 유임됐다.

일단 바른미래당은 원내3당으로서 ‘캐스팅보터’위치를 확보했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의 ‘러브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바른미래당의 선택에 따라 정국 주도권이 달린 만큼 여야 관계설정도 당 진로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우여곡절 끝에 통합에 성공했지만 남은 과제가 산적하다. 우선 양 당의 화학적 결합까지는 적지않은 갈등이 예상된다. 이미 정강정책을 두고 양 당은 신경전을 벌인 바 있다. 바른정당이 정강정책에 안·유 대표가 ‘개혁적 보수와 합리적 중도’를 합의한 점을 들어 이를 담아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국민의당은 ‘중도’를 ‘진보’로 바꾸길 요구했다. 결국 두 당은 보수·진보·중도 등 이념지향 적 단어를 빼고 ‘민생·안보·정의·미래’를 핵심 가치로 정했다. 햇볕정책에 대한 양 당의 입장정리도 필요하다. 원내 3당에 불리한 선거제도도 넘어야 할 산이다. 대통령제·승자독식인 소선거구제가 유지되는 한 거대 양당에 유리할 수밖에 없다. ‘중도’를 표방하며 출범한 원내 3당 모두 자리잡지 못한 채 소멸되고 말았다.

실제로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가 CBS 의뢰로 실시한 정당지지도 조사(2.5~9)에 따르면 바른미래당은 11%의 지지를 얻었다. 민주당(44.4%), 한국당(19.1%)에 이어 3위다. 바른미래당의 전신인 국민·바른정당의 지지도를 합친 것보다 소폭 올랐으나 현재의 승자독식 구조에서 3위를 유지해선 생존이 힘들다.

바른미래당의 첫 시험대는 6·13 지방선거다. 물리적인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공천부터 난관이다. 겹치는 당협위원장은 일단 지방선거까지 ‘공동 위원장’ 체제로 운영될 방침이다. 대표직에서 물러난 안철수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론도 나온다. 안 대표는 관련 질문에 “지방 선거위해 모든 역할을 다하겠다”며 여지를 뒀다. 유일한 현역 광역단체장인 원희룡 제주지사의 거취도 변수다. 원 지사는 아직 신당에 공식 합류의사를 밝히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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