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이어 OLED도 中에 밀리나…업계 "디스플레이, 국가전략기술로"

작년 국가별 디스플레이 시장서 中 1위…41.5% 차지
韓, OLED 시장점유율은 1위지만 지속적으로 감소세
업계 "OLED도 中에 따라잡히는 건 시간 문제" 우려
"'투자·세제지원' 국가전략기술에 포함해야" 목소리
  • 등록 2022-04-14 오후 5:10:00

    수정 2022-04-14 오후 8:33:12

[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지난 17년간 세계 시장 1위를 수성했던 한국 디스플레이가 중국에 밀려 2위로 내려앉았다. 중국은 전폭적인 정부 지원으로 액정표시장치(LCD)뿐 아니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분야에서도 한국을 맹추격하고 있어 업계 내 위기감은 날로 증폭하고 있다. 반도체·이차전지·백신과 함께 디스플레이를 국가전략기술에 포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14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와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액 기준 국가별 디스플레이 시장점유율에서 중국은 41.5%를 차지, 33.2%에 그친 한국을 따돌리고 1위를 꿰찼다. 이 시장점유율은 LCD와 OLED를 모두 포함한 것으로 중국이 연간 시장점유율에서 한국을 앞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국가별 LCD 시장에서 중국은 이미 2018년에 한국을 제치고 1위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엔 50.9%를 차지, 세계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중국의 저가 공세에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는 LCD보단, 고부가제품인 OLED 시장을 공략으로 선회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LCD 철수를 추진 중이며, LG디스플레이(034220)도 중국 등 해외 공장에서만 LCD를 생산하겠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이대로라면 OLED에서도 중국에 뒤처질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전 세계 OLED시장 점유율은 82.8%로, 2016년(98.1%) 이후 꾸준히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1.1%에서 지난해 16.6%로 성장세를 보인 중국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 문대규 순천향대학교 디스플레이신소재공학과 교수는 “중국 디스플레이 산업이 급성장을 한 배경엔 중국 기업의 투자와 중국 정부의 세제 지원이 있다”며 “국가전략핵심산업에 반도체·2차전지(배터리)·백신뿐 아니라 디스플레이도 포함해야 한다는 논의가 있었지만 결국 제외됐다. 디스플레이가 반도체만큼 큰 시장이기 때문에 법 개정이나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고 했다. 올해 1월 통과된 반도체특별법으로 불리는 국가첨단전략산업 특별법에 디스플레이를 포함해야 한다는 논의가 있었으나 정부부처 이견 차이로 결국 제외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반도체특별위원회는 디스플레이도 포함하자고 제안했지만, 기획재정부가 세수 감소를 이유로 반대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 나아가 문 교수는 “중국 생산량과 기술격차를 더 벌리기 위해 민간뿐 아니라 정부의 투자·세제 지원이 확대돼야 하며 제조물책임법 등을 완화하는 움직임도 필요하다”고도 했다.

LG디스플레이 경기 파주사업장 전경. (사진=LG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LCD도 OLED처럼 우리나라 점유율이 80% 이상이었던 적이 있었던 전례에 비춰, OLED도 언제 중국에 뒤처질지 모른다”며 “중국과의 시장점유율 격차를 벌리려면 OLED 시장을 키워야 하는데, 산업통상자원부와 달리 기재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디스플레이를 국가 주력산업으로 생각 안하는 측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디스플레이는 대한민국 대표 수출 효자산업인데다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국산화율이 반도체보다 높아 투자를 늘릴수록 낙수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고도 했다.

과기부가 발표한 3월 정보통신기술(ICT) 수출입 동향자료에 따르면 반도체가 최고 수출액(132억달러)을 기록했으며, 뒤를 이어 디스플레이가 24억5000달러로 2위 수출 품목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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