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따' 강훈 "난 조주빈의 꼭두각시에 불과…강요·협박 당했다"

조주빈 핵심공범으로 기소돼 첫 공판 진행
"중대 범죄 가담해 죄송…조주빈이 시켜서 한 일"
檢 "잔인한 성폭력 반복…전자장치도 부착해달라"
  • 등록 2020-05-27 오후 4:18:39

    수정 2020-05-27 오후 4:18:39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의 핵심 공범으로 지목돼 온 ‘부따’ 강훈이 자신의 첫 재판에서 “조주빈의 협박과 강요에 의해 범행을 했다”고 주장했다. 자신 역시 조주빈의 피해자이며, 어쩔 수 없이 범행에 가담했다는 취지의 주장이다.

강훈 측은 2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재판장 조성필) 심리로 열린 첫 공판기일에서 “중대한 범죄에 가담해 죄송하고 반성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조주빈이 강훈을 협박하고 강요하면서 박사방 운영과 관련된 일을 계속 시켰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텔레그램 ‘박사방’에서 운영자 조주빈을 도와 대화방 운영 및 관리에 관여한 공범 ‘부따’ 강훈.(사진=연합뉴스)


구체적인 범행 가담 경위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강훈 측은 “지난해 고등학교 3학년이었던 강훈은 평소 탤레그램에서 우후죽순 유행하던 야동방에서 음란물을 보며 스트레스를 풀었는데, 이중 완장방에서 음란물을 찾다가 조주빈이 올린 홍보글을 보게됐다”며 “강훈은 개인메시지를 보내 돈이 없다고 했고, 조주빈은 강훈에게 성기 사진을 보내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사진이 이후 올가미가 됐다는 주장이다.

강훈 측은 “조주빈이 ‘사람을 죽이는 데 얼마나 들 것 같냐’라고 하면서 강훈을 협박했고, 수사과정에서 연락이 끊기자 실제로 강훈의 신상정보 등이 유포되기도 했다”며 “강훈은 물론 조주빈의 여자친구 등의 진술을 보면 조주빈은 이런 식으로 이용해 피의자들을 끌어들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강훈 측은 검찰의 공소사실 가운데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 배포와 사기, 범죄수익은닉 등은 인정하면서도 직접적 성폭행 관련 혐의 및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 제작은 부인하고 나섰다.

강훈 측은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 제작과 피해자 협박, 성적수치심을 주는 음행 강요 등은 조주빈의 단독 범행으로 이에 가담한 적이 없다”며 “강훈은 반성과 후회를 하며 수사에 적극 협조했으며 조주빈의 꼭두각시에 불과하고 신상이 공개돼 다시 범행하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해달라”고 강조했다.

검찰은 강훈이 조주빈과 공모해 지난해 9월부터 12월 사이 피해자 11명을 상대로 성 착취물을 제작해 텔레그램 박사방에 영리목적으로 판매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강훈이 조주빈에게 전달한 범죄수익은 2640만원인 것으로 파악했다. 같은 해 12월에는 윤장현 전 광주시장에 접근해 판사 비서관 행세를 하며 1000여만원을 편취하는 사기 행각을 벌이기도 받는다.

검찰은 “조주빈과 함께 피해자들을 협박해 음란물을 제작·유포해 잔인한 성폭력 범죄를 반복적으로 저질렀다”며 “성폭력 범죄를 다시 범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전자장치 부착도 함께 요청한다”고 밝혔다.

강훈의 다음 재판은 6월 24일 오후 2시에 진행되며, 재판부는 이날 전 거제 8급공무원 천모씨, 전 수원 영통구청 사회복무요원 강모씨 등 조주빈의 공범들을 증인으로 불러세울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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