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株, 실적부진 전망에도 주가는 `高Go`

4분기 채권평가손실에 거래 부진 겹치며 증권사 이익 감소
주가 선반영…역사적 하단 영역인 PBR 0.6배 수준
신사업 기대 주가 상승 동력…증권사 적극적 투자 기대
  • 등록 2017-01-17 오후 3:27:35

    수정 2017-01-17 오후 3:27:35

[이데일리 박형수 기자] 지난해 4분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보이는 증권주(株)가 올들어 강한 반등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실적 부진을 고려해도 저평가 상태인 데다 올해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주가 상승을 이끄는 모습이다. 특히 작년말 합병으로 업계 1위 증권사로 올라선 미래에셋대우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

17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006800) 주가는 올들어 22%가량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2.4% 오르는 데 그쳤다. 국내 기관투자가가 집중적으로 순매수하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기관은 올 들어 누적 순매수 302만주를 기록했다. NH투자증권(005940) 주가도 18% 올랐고 한국금융지주(071050) 한화투자증권(003530) SK증권(001510) KTB투자증권(030210) 등도 10% 이상 상승했다. 증권업종지수는 12.6% 올랐다.

지난해 4분기 금리가 급등하면서 채권운용 손실이 막대한 것으로 알려진 증권사 주가가 오르는 이유는 두 가지다. 우선 실적 부진을 선반영하면서 밸류에이션 부담이 작아졌다. 지난해 4분기 국고채 3년물 금리가 50bp(0.5%포인트) 가량 올랐다. 수년간 이어진 금리 하락기에 증권사는 채권 운용을 통해 꾸준하게 이익을 냈지만 지난해 4분기에는 약 3000억원에 달하는 채권평가손실을 낸 것으로 파악됐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자기자본 3조원이 넘는 대형 증권사가 지난 4분기에 평균 250억원이 넘는 평가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 4분기 하루평균 주식거래대금은 7조1000억원으로 전분기대비 11.8% 감소했다. 지난 2014년 4분기에 6조6000억원을 기록한 이래로 가장 적은 수준이다. 위탁수수료 수익이 지난해 3분기 대비 10% 이상 줄었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 실적 부진은 이미 주식시장 내에서 알려진 상황이기 때문에 주가는 지난달 초까지 꾸준하게 하락했다. 정길원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주가 하락 원인을 제공했던 요인은 더 악화될 여지가 없다”며 “증권업종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6배가량으로 역사적 하단에서 반등 중”이라고 설명했다.

자본금을 확충한 대형 증권사가 새롭게 시작할 사업에 대한 기대감도 주가 상승의 요인으로 꼽혔다. 금융당국은 올해부터 자기자본이 4조원이 넘는 증권사가 발행어음을 통한 자금조달과 외국환 업무 등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강승건 대신증권 연구원은 “대형 증권사는 증자와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자금을 과거와 달리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밖에 없다”며 “신사업 기대로 주가는 PBR 0.8~0.9배 수준까지 회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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