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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서양 양안의 동맹 재건할 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오는 25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정상들과 처음 머리를 맞댄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때 소원했던 관계를 회복하고 동맹 관계를 굳건히 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초청으로 25일 EU 정상회의 세션에 화상으로 참석할 예정이라고 백악관이 23일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EU 정상들을 만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과 EU 관계를 다시 활성화하고 기후 변화를 해결하기 위해 협력하며 세계 최대 규모의 무역·투자 관계를 심화하고자 하는 바람을 EU 지도자들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셸 상임의장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EU 정상회의에서 미국 대통령을 환영하기를 고대한다”며 “미국 대통령에게 회의에서 향후 협력에 대한 견해를 공유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그는 “대서양 양안의 동맹을 재건할 때”라고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EU 정상들을 직접 만나는 건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한 목적이 커 보인다. 백악관은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공통의 외교 이해관계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이번 회의를 통해 최대 위협으로 규정한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기 위해 유럽 동맹들과 공동 전선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미 취임 직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쿼드(Quad) 정상회의를 거치며 대놓고 두 나라를 상대로 각을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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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이런 움직임에도 위축되지 않고 있다. 러시아와 북한 등 주변국과 밀착하는 건 물론이고 중동과 파키스탄 등에도 손을 내밀고 있다.
왕이(王毅)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24일부터 30일까지 사우디아라비아와 터키, 이란,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을 공식 방문하고 오만도 실무 방문을 한다. 왕 부장은 미중 고위급 회담 후 첫 해외 방문이다.
또한 왕 부장은 22일 저녁엔 샤 메흐무드 쿠레시 파키스탄 외교장관과 통화에서 양국 간 각별한 우의를 강조했다. 중국은 쿼드 회원국인 인도의 앙숙인 파키스탄에 러브콜을 보낸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신장(新疆) 위구르족 인권 탄압을 이유로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중국에 동시다발적인 제재를 가하자 청나라때와 다르게 중국은 서방국과 맞서 싸울 만큼 몸집이 커졌다고 당당하게 선언했다.
그러면서 “중국 인민이 국가 이익과 민족 존엄을 수호하려는 굳은 의지를 과소 평가하지 말 것을 그들에게 충고한다”며 “받은만큼 돌려주지 않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 그들은 결국에는 우둔함과 오만함의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1901년 청나라는 의화단 사건 처리를 위해 열강과 불평등 조약인 ‘신축(辛丑) 조약’을 체결했다. 공교롭게 120년전인 1901년과 2021년 모두 신축년이다.
화 대변인의 발언은 24일 중국 최대 포털 사이트 바이두(百度) 인기토픽에 오른 건은 물론 웨이보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일으켰다.
중국 내에서는 지난 18~19일 미국 알레스카에서 열린 미중 고위급 회담 때부터 ‘할말 다하는 중국’이라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중국 공산단 기관지 인민일보 산하의 인민망은 SNS 웨이보 공식 계정에 1901년 사진과 미중 고위급 회담을 비교하는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당시 양측은 모두발언부터 상대의 약점을 부각하기 시작하더니 말꼬리를 물고 늘어지면서 말 폭탄을 쏟아냈다. 2분씩으로 정해진 모두발언은 1시간이 지나서야 끝날 정도로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특히 양제츠 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원의 발언은 16분15초간이나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