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탄핵 칼날에 檢 위기감↑..중앙지검 차·부장 "즉각 중단해야"(종합)

민주당,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 탄핵 추진
탄핵안 가결시 직무 배제…중앙지검 '마비' 우려
차·부장검사 30여명, 공동 대응…"위헌적 시도"
법조계선 檢총장 무대응 지적…"사즉생 대응해야"
  • 등록 2024-11-27 오후 4:43:30

    수정 2024-11-27 오후 6:30:55

[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서울중앙지검 지휘부 탄핵이 현실화하자 검찰 안팎으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내부에서는 중앙지검 차장검사와 부장검사 라인이 잇달아 공동으로 목소리를 내고 검찰 출신 법조인들도 검찰총장이 ‘사즉생’(죽어야 산다)의 각오로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27일 정치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민주당은 내달 2일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과 조상원 4차장검사, 최재훈 반부패수사2부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국회 본회의에 보고한다. 이어 같은 달 4일에는 탄핵안에 대해 의결할 예정이다.

(사진=이데일리 DB)
서울중앙지검 수사 책임자 전원 공동대응

민주당은 탄핵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사건을 불기소 처분한 것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수사 실무 책임자와 지휘부 라인을 모두 탄핵 소추하는 셈이다. 국회에서 탄핵안이 가결되면 이들은 즉시 직무에서 배제된다. 주요 사건이 집중된 중앙지검의 수장, 반부패 사건을 전담하는 4차장 산하 모든 업무가 사실상 마비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중앙지검 내부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탄핵 대상 당사자인 조상원 4차장검사는 지난 21일 출입기자들에게 “탄핵 사유가 전혀 없다. 수사 결론이 마음에 안 든다고 담당 검사를 탄핵 추진하는 것은 절차적 적법 절차에 위배되는 문제가 있다”고 공개 입장을 밝혔다.

이어 지난 26일에는 중앙지검 1·2·3차장이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공동 입장문을 내고 “수사 결과 자체를 겨냥해 검사들에 대해 탄핵 소추를 하는 것은 행정 권한의 본질적 내용에 대한 침해로서 삼권 분립과 법치주의 원리에 위배될 소지가 크다”고 비판했다. 여기에 이날 중앙지검 부장검사 33명도 이프로스에 공동으로 입장문을 내고 “검찰 내부의 지휘체계를 무력화하고 그 본질적 기능을 정면으로 침해하는 것”이라 규정한 뒤 “국가 기관의 운영이 무력화되고 본질적인 기능 침해 상황이 명백히 예견됨에도 탄핵 절차를 강행하는 것은 삼권분립이라는 헌법정신을 몰각한 것으로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비판에 합류했다.

이로써 중앙지검 수사 책임자들은 모두 민주당 탄핵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며 ‘단일대오’를 구축했다. 지방검찰청 수사 책임자 전부가 특정 사안에 공동으로 공개 입장을 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이번 중앙지검 지휘부 탄핵이 초래할 파급력이 크다는 방증으로 읽힌다.

아울러 검찰의 상급기관장인 박성재 법무부 장관도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중앙지검장 등에 대한 탄핵소추가 헌법이나 법률에 명확한 위반 사항이 아닌 정치적 책임을 묻는 것이라면, 검찰 사무의 최고 감독자인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해임을 의결하는 게 더 맞는다”고 힘을 보탰다.

심우정 검찰총장이 지난 10월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법조계 “지휘부 탄핵, 나쁜 선례”…심우정 총장 무대응에 비판 목소리도

민주당의 이번 탄핵 시도를 놓고 검찰 외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부장검사 출신의 변호사는 “이전 검사 탄핵도 명분이 부족하지만 이번 중앙지검 지휘부에 대한 탄핵은 너무나도 노골적이라 그 위헌성이 명백하다”며 “이번 탄핵으로 지휘부의 직무가 정지된다면 이는 나쁜 선례가 될 수 있다. 주요 사건에 대한 수사를 이제 누가 할 수 있겠나”며 혀를 찼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도 “중앙지검에는 김 여사 사건뿐만 아니고 개개인에게 중요하고도 치명적인 사건 및 공판들도 산재해 있다”며 “지휘부가 직무 정지되면 한동안 그 사건들은 멈춰서게 될텐데 그 피해는 누가 감당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항고와 재정신청 과정도 남아 있을 텐데 (탄핵은) 너무 정치적인 행동”이라고 꼬집었다.

심우정 검찰총장의 대응이 부적절한 것 아니냐는 반응도 나온다. 전임 이원석 총장은 검사 탄핵에 대해서 강도 높은 반응을 보였지만 그때보다 위기감이 더 큰 상황에서도 대응하지 않는 건 부적절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순천지청장 출신의 김종민 변호사는 “중앙지검장 등에 대한 탄핵 의결을 앞두고도 심 총장은 어디 있나. 전국 검사장 회의라도 소집해 검찰의 의지와 결기를 보여줘도 될까 말까 한 상황”이라며 “총장이 뒤에 숨어서 눈치만 보고 있으면 결과는 뻔하다. 사즉생의 각오가 있어야 (상대가) 함부로 장난을 치지 못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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