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 처음부터 인류의 '식용 가축'은 아니었다"

3500년 전 동남아서 '벼농사' 시작하며 닭과 첫 접촉
닭, 쌀 먹으려 나무서 내려와…해상무역로 통해 전파
유럽서 기원전 3세기까지 '신성한 동물'로 숭배
  • 등록 2022-06-07 오후 5:57:56

    수정 2022-06-07 오후 5:57:56

[이데일리 이현정 인턴기자] 인류가 벼농사가 본격화하기 전까지 닭을 가축화하지 못했으며 잡아먹지도 않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닭이 3500년 전 벼 농사 시작을 계기로 가축화됐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사진=AFP)
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옥스포드 대학교, 카디프 대학교 등이 참여한 국제 연구진은 닭의 가축화가 3500년 전 시작했으며 그 과정에서 벼농사가 중요한 계기가 됐다는 연구결과를 고고학 저널 ‘앤티쿼티(Antiquity)’와 ‘국립과학원 회보(PNAS)’에 게재했다.

연구진은 89개국 600곳 이상에서 발견된 식용 닭의 유골을 방사성탄소 연대추정법으로 분석하고 해당 지역의 문화와 관련한 역사적 기록을 조사해 식용 닭의 출현시기를 추정했다.

그 결과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닭뼈는 기원전 1650~1250년 태국에서 도살된 닭의 것으로 측정됐다. 이는 인류가 벼농사를 시작한 시기와 일치한다. 연구진은 동남아시아 등지의 인류가 3500년 전 땅을 개간하면서 정글에 살던 야생 닭과 처음 접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닭이 쌀을 먹기 위해 나무에서 내려오면서 가축화가 시작했고, 이후 해상무역로가 구축돼 적응력이 뛰어난 닭이 유럽으로 전파됐다고 덧붙였다.

이는 1만 년 전 중국과 인도, 동남아시아에서 최초로 닭을 식용 가축으로 길들였고 이를 7000년 전 유럽 대륙으로 전수했다는 기존 가설의 시기와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그레거 라슨 옥스포드 대학교 교수는 “닭의 가축화에 관한 광범위한 재평가는 시기와 장소 등이 얼마나 잘못 알려졌는지를 보여줬다”라며 “특히 흥미로운 점은 벼농사가 촉매가 됐다는 점을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아울러 닭고기와 달걀이 3세기경 로마 제국에서 대중화하기 전까지 닭은 오랫동안 유럽에서 식용 가축이 아닌 신성한 동물로 여겨졌다고 분석했다. 로마 제국 당시 많은 닭이 도살 흔적 없이 주인인 인간의 무덤에 부장 동물로 함께 묻힌 흔적이 근거가 됐다. 나오미 사익스 엑서터 대학교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닭과 인류의 관계가 생각보다 훨씬 더 복잡했으며 수 세기 동안 사람들은 닭을 숭배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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