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000720)이 단군 이래 최대 규모로 불렸던 서울 반포주공1단지(1,2,4지구) 재건축 시공사로 선정되면서 강남 재건축 시장을 선점했다. 그러나 승자의 저주인가. 주가는 외려 하락했다. 증권가의 목표주가도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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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주는 정부의 각종 주택시장 억제 정책에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강남 첫 재건축 수주마저 주가를 반전시키지 못한 것이다. 현대건설은 8.2대책을 전후로 22% 가량 주가가 하락했다.
현대건설은 이번 수주로 2조6000억원을 확보, 올해 주택 수주액이 6조원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공사기간은 대략 3년 내외로 현대건설엔 연간 1조원 안팎의 매출이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수익성은 기대에 못 미칠 것이라는 평가다. 김선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은 이번 수주로 2019년부터 3년에 걸쳐 연간 매출액이 5000억원, 1조원, 1조원 가량 인식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이익보단 2019년부터 감소할 건설사의 매출을 방어해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세대당 7000만원의 이사비를 지원하고 이주비 대출 등을 약속했다. 재건축 매출총이익률이 통상 15%이지만 이보단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이 연구원은 이번 수주가 현대건설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해외 매출 부진을 감안할 때 목표주가를 내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한투증권은 현대건설의 목표주가를 6만원에서 5만2000원으로 내렸다. 이 연구원은 “현대건설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공사비를 충당할 것으로 보이나 우발채무가 늘어난다는 리스크가 있다”며 “더구나 매출의 45%를 차지하는 해외 매출이 2015년부터 감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주전에 실패한 GS건설도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란 평가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GS건설은 약 400억원대 영업비용이 발생해 3분기 영업이익을 1384억원에서 857억원으로 하향 조정했다”며 목표주가를 4만1000원에서 3만3000원으로 내렸다. 다만 김 연구원은 “GS건설은 올 들어 2만616세대를 분양해 연초 계획(2만5000세대)을 확대해 연간 2만8000세대 분양을 계획하고 있다”며 “반포 주공이 없어도 2019년까지 매출 증가가 가능했던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