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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 및 쇼핑몰 소매업체들을 고객으로 두고 있는 리테일 컨설턴트 얀 로저스 크니펜은 1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미국 소비지출이 강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여전히 할인 행사를 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불황 시기를 제외하면 내가 본 것 중 가장 심각하다”고 덧붙였다.
미국 백화점과 오프라인 소매업체들이 판매 부진으로 예년보다 더 오랜 기간 할인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블랙프라이데이가 끝난지 수주가 지난데다, 크리스마스를 불과 열흘 남짓 앞두고 있는 시기라는 점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금융데이터제공업체 스타일세이지와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중간 규모 백화점들에서는 전체 상품의 3분의 2 가량이 이날까지도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평균 할인률은 27%로 블랙프라이데이 주말과 비교해 소폭 낮은 수준에 불과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미국 소매판매 지표는 양호하다는 점이다. 미국 상무부가 지난 13일 발표한 11월 소매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1% 증가했다. 전문가 예상치보다는 낮은 수준이지만 상승세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미국 소매업계에서 볼멘소리가 나오는 것은 미국 소비자들이 온라인 구매를 늘리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11월 소매판매 중 오프라인을 중심으로 판매가 이뤄지는 부문을 살펴보면 백화점 판매가 전년 동기대비 7.2% 급감했고, 의류 판매도 3.3% 줄었다. 전자제품 및 가전제품 판매는 1.5% 감소했다.
반면 시장조사업체 쇼퍼트랙은 블랙프라이데이 오프라인 매출이 전년 대비 6.2% 줄어들었다고 전했다. 소비자들이 교통체증, 긴 대기 줄, 혼잡함 등을 피해 편리한 온라인으로 갈아타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레피니티브의 하로네 마티스 소비자리서치 담당 국장은 “만약 오프라인 소매 업체들이 지속적인 할인으로 마진에 하방 압력을 받는다면 채무불이행 위험도 그만큼 높아지게 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