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유림 기자] 경찰이 다국적 마약 조직의 필로폰 밀반입 사건에 인천국제공항 세관 직원들이 연루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 서울 영등포경찰서 백해룡 형사2과장이 10일 대회의실에서 국내 필로폰 74kg을 밀반입한 한국, 중국, 말레이시아 3개국 국제연합 마약 밀매 조직을 검거했다고 밝힌 뒤 증거물을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필로폰 74kg(246만명 분·시가 2220억 상당)을 운반·판매한 다국적 마약 조직 사건과 관련해 인천공항 세관 직원 4명에 대해 통신 영장을 발부받는 등 입건 전 조사에 들어갔다고 11일 밝혔다.
이들 직원은 지난 1월 27일 인천국제공항으로 들어온 말레이시아 일당 6명이 필로폰 24kg을 밀반입할 때 보안 검색을 피할 수 있도록 별도 통로로 안내하는 등 도움을 준 혐의를 받는다. 검거된 말레이시아 조직원들의 진술과 공항 현장검증 등을 통해 증거를 확보 중인 경찰은 이른 시일 내 이들을 입건해 수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앞서 경찰은 국내 밀반입 필로폰을 유통하려던 다국적 마약 조직의 중국 총책과 조직원 26명을 검거해 이 가운데 15명을 범죄단체조직 및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구속 송치했다. 이들은 초기 인편으로 마약을 나르다 옷차림이 가벼워지자 나무도마 속에 필로폰을 숨겨 밀반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마약 범죄는 한국, 중국, 말레이시아 국적의 조직이 서로 연계해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말레이시아 조직은 필로폰을 국내로 밀반입하는 역할, 한국 조직은 국내 밀반입 루트를 확보해 주는 한편 주로 필로폰 운반·보관에 가담, 중국 조직은 밀반입된 필로폰을 주로 유통·판매하는 역할을 맡았다. 특히 말레이시아 조직 총책 일명 ‘마이클’은 조직원을 배달원으로 이용해 밀반입하거나, 국제화물(나무도마)을 위장해 미리 국내 잠입시킨 말레이시아 조직원에게 배송되도록 했다.
마이클은 필로폰이 은닉된 나무도마 화물이 통관절차에서 적발되지 않고 말레이시아 조직원 거점에 이상 없이 배송되자, 필로폰 100kg을 나무도마 속에 은닉해 추가로 밀반입하려 했으나 거점 조직원 2명이 검거된 사실을 알게 되자 선적 대기 중인 화물을 즉시 회수한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