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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현지시간) CNBC 등에 따르면 미국 보수 언론 브라이트바트는 이날 2016년 대선 후 열린 알파벳 임원회의 동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은 1시간 분량으로 세르게이 브린 구글 공동설립자, 순다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 루스 포랏 알파벳 최고재무책임자(CFO), 변호사 켄트 워커 등이 등장했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구소련 이민자 출신인 세르게이 브린은 “나 역시 이민자이자 난민이다. 나는 (선거 결과에) 심히 불쾌함을 느낀다. 여러분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우리가 추구하는 수많은 가치에 있어 힘든 시간이 될 것이며, 갈등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으로 직원들이 분열을 일으켜선 안된다고 당부했다.
포랏 CFO는 자신이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의 오랜 지지자였음을 밝힌 뒤 “정치적 프로세스는 공정해야 한다. 그래야 근로자들이 온전히 자신의 직무에 편안히 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민주적 절차에 따른 결과를 존중한다. 누구에게 투표했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다. 회사에서 소중하게 여기는 가치는 정치를 초월한다. 우리는 그러한 가치들을 계속 보존하기 위해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브린의 우려대로 회의 개최 후 약 1년 뒤 구글 엔지니어 제임스 다모어는 다양성을 지키려는 회사 정책에 역차별이라며 반기를 들었다. 그는 남녀 임금격차가 여성에 대한 편견이 아닌 생물학적 차이에 따른 것이라며, 다양한 여성 비하·혐오 내용이 담긴 메모를 유포했다.
이번 동영상은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등 IT기업들에 대한 반발이 격화된 가운데 공개됐다. 보수주의자들에겐 좋은 표적이 됐다. 알파벳을 비롯한 IT기업 경영진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반(反)이민정책에 꾸준히 반대 목소리를 내왔기 때문이다. 브라이트바트는 실리콘밸리의 좌편향 성향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고 꼬집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구글을 비판해 왔다. 지난 8월 말엔 “구글 검색 결과 중 96%가 좌편향 뉴스다. 매우 위험하다”며 “가짜뉴스 CNN이 두드러졌고, 공화당 및 보수 성향의 공정한 미디어들은 차단됐다. 불법이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이후 백악관은 즉시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지난주 제프 세션스 연방 검찰총장은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등이 보수 목소리를 질식시키고 있는지 논의하기 위해 공화당 출신 주 검찰총장들과 만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