괌 원정출산 산모, 리조트서 숨진 채 발견…"병원 한번 못 갔다"

현지 병원서 제왕절개 후 다음날 퇴원
산모, 출산 11일째 몸에 이상증세 발견
방에 20시간가량 방치된 후 홀로 숨져
  • 등록 2024-11-14 오후 12:48:41

    수정 2024-11-14 오후 12:48:41

[이데일리 채나연 기자] 괌으로 원정 출산을 간 산모가 현지에서 제왕절개로 아이를 낳은 뒤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

(사진=MBC 보도 캡처)
13일 MBC 단독 보도에 따르면 30대 산모 A씨는 지난해 7월 괌의 한 유명 리조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 부부는 출산을 한 달 앞두고 괌 원정출산을 알선하는 국내 업체를 통해 괌으로 떠났다.

현지 병원에서 출산한 A씨는 출산 다음날 퇴원한 뒤 병원에서 5분 거리의 리조트로 향했다.

이후 A씨 남편은 업무를 위해 먼저 국내로 돌아왔으며, A씨는 중개업체가 고용한 산후도우미와 24시간 함께 지냈다.

그런데 출산 11일이 지난 뒤 남편은 A씨로부터 ‘두통이 약 먹어도 계속 안 사라지고 눈이 좀 잘 안 보이는 것 같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이에 남편은 산후도우미와 현지 관리인에게 여러 차례 연락해 A씨를 병원에 데려다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A씨는 다음 날 오전 9시쯤 리조트 방에서 홀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밤새 A씨 곁에는 아무도 없었고, 숨질 때까지 병원에 가보지 못한 상태였다.

현지 부검 결과 A씨의 사인은 폐색전증 및 혈전증으로 드러났다. 제왕절개 뒤 발생 위험이 있어 국내에서는 출산 후 의료인력이 일정 기간 면밀하게 확인하는 증상이다.

산부의과 전문의는 MBC와의 인터뷰에서 “원정출산을 해서 하루나 이틀 만에 퇴원을 하게 된다면 의료적인 케어(돌봄)에 벗어난다”며 “‘혈전증과 색전증’은 조기에 발견을 해서 조기에 치료가 들어갈수록 산모의 예후가 굉장히 달라질 수 있다”고 전했다.

원정출산 알선 업체 측은 “어떻게 보면 개인의 질병”이라면서 “질병에 대해서는 ‘책임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족은 알선업체 대표와 관계자들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고소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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