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연합훈련 시작, '북진' 연습도…이달 北비핵화 협상 재개 어려울듯

5일부터 나흘간 위기관리연습 이어
전시 전환, 1부 방어 이후 반격 연습도 실시
北 최고지도자까지 나서 연합연습 비난
단거리 미사일 발사 등 추가 도발 가능성
  • 등록 2019-08-05 오후 4:30:15

    수정 2019-08-05 오후 4:30:15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한·미 군 당국의 하반기 연합연습이 5일 사실상 시작됐다. 오는 20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연습을 통해 한·미는 한국군의 전시작전통제권(이하 전작권) 행사 능력을 처음으로 검증하는 기본운용능력(IOC) 평가가 이뤄진다. 하지만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까지 나서 한·미 연합연습에 민감하게 반응한 점을 감안하면 연습이 마무리되는 이달 중·하순까지는 북한 비핵화 실무 협상 재개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위기관리연습 시작…‘방어’ 이어 ‘반격’도

군 당국에 따르면 한·미 군 당국은 하반기 연합연습을 위한 위기관리연습(CMST)을 시작했다. 한국 측에서는 합참, 육·해·공군 작전사령부 등이 참가하고 미국 측에선 한미연합사령부와 주한미군사령부, 태평양사령부 등이 참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부터 8일까지 나흘간 전투준비태세 및 방어준비태세를 뜻하는 데프콘이 평시 수준인 4단계에서 전쟁 조짐이 있는 3단계로 격상된다. 테러 발생과 납치, 원인불명의 사상자 발생, 휴전선 일대 특이동향 포착, 전방지역 총격전 등의 상황 대응 연습을 한다. 데프콘 3단계부터 작전 지휘권이 한미연합사령관에 이양되기 때문에 전작권 전환 이후 미래연합군사령부 편제를 적용한 이번 훈련에선 한국군 대장인 최병혁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이 사령관을 맡는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대장)이 부사령관직을 수행한다.

경기도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에 아파치를 비롯한 헬기들이 계류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후 11일부터 14일까지 전면전에 대응한 1부 방어 연습이 진행된다. 병력과 장비를 실제로 기동하지 않고 컴퓨터 워게임 모델을 통해 진행된다. 탄약이 지급되고 부대 편제인원이 100% 충원되는 데프콘 2단계, 동원령이 선포되고 전시에 돌입하는 데프콘 1단계가 발령된다. 이어 17일부터 20일까지 나흘간 2부 반격 연습이 진행된다. 방어를 끝내고 휴전선을 넘어 북으로 진격하는 작전과 절차를 숙달하기 위한 것이다. 올해 상반기 한·미 연합연습이었던 ‘19-1 동맹’에선 2부가 생략된바 있다. 이에 따라 하반기 연습에서도 반격 연습은 제외될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상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北 최고지도자까지 한·미 연합연습 이례적 비난

그러나 최근 북한은 한·미 연합연습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 16일 외무성 대변인을 통해 한미 연합연습이 “조미 실무협상에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같은 달 25일부터 약 열흘 동안 세 차례 단거리 발사체를 쏘아올리며 무력시위에도 나섰다.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지난달 25일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지도하면서 한·미 군사연습은 ‘이상한 짓’, ‘자멸적 행위’라는 표현을 써가며 비난했다. 최고지도자가 직접 비난 발언을 내놓은 만큼 연합연습 기간에 북한이 외교적으로 움직일 여지가 적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직후인 지난 3월 상반기 한·미 연합연습인 ‘19-1 동맹’ 때는 최근 보다 저강도의 비난으로 대응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5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에 따라 연합연습 기간 북한이 미사일 시험발사 등 추가적인 무력시위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국가정보원은 지난 1일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한이 8월 중에 또다시 미사일 시험 발사 등 전력 개선 및 시위 활동을 지속할 가능성이 있어서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보고한바 있다.

우리 군은 북한의 추가 발사에 대비해 감시자산 증강과 집중 운용 등 한미 연합 정보감시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정석환 국방부 정책실장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북한은 단거리 발사체를 통해 연합연습과 우리 군 전력증강 등 우리 정부의 입장 불변에 대한 무력시위성 불만 표출과 전향적 대북 조치 추진을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 “북한은 한·미 연합연습에 대한 반발과 안전보장 이슈 부각을 통해 비핵화 실무협상에서의 주도권 확보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연습 기간에는 대화국면으로의 전환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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