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란물로 유인…불법 도박사이트로 189억 챙긴 일당 검거

해외 서버 두고 7년간 860억대 도박사이트 운영
음란물 게시판 만들어 남성 회원 유인
회사원부터 자영업자까지…두 달 만에 1억 잃기도
  • 등록 2017-12-04 오후 6:03:52

    수정 2017-12-04 오후 6:03:52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자들이 나눈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대화 내용 갈무리. (사진=서울지방경찰청)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음란물 사이트나 인터넷 개인방송 등으로 회원을 모집해 860억원대 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일당과 회원들이 경찰에 무더기로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 등)등으로로 전모(43)씨 등 사이트 운영자 12명과 이용자 69명을 입건하고 전산팀장 이모(31)씨 등 2명을 구속했다고 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전씨 등 12명은 2010년 1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일본에 서버를 두고 판돈 863억원대의 불법 스포츠 도박사이트를 개설해 운영하면서 189억원 상당의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또 사이트 내 ‘19금 게시판’을 만들고 음란물을 유포한 혐의도 함께 받는다.

경찰 조사결과 전씨 일당은 각종 불법 사이트에 배너광고를 게재하거나 인터넷 개인 성인방송·실시간 스포츠 경기 결과 중계 사이트 채팅란에 홍보글을 남기는 방법으로 회원을 모집했다. 음란물을 열람할 수 있는 ‘19금 게시판’을 만들어 성인 남성들을 꾀었다.

이들은 사이트에 ‘승무패경기’ ‘사다리게임’ 등 다양한 게임을 운영하면서 최저 1000원에서 최고 100만원까지 돈을 걸 수 있도록 했다.

회원 69명은 평균 1년 이상 4800여 만원 상당의 판돈으로 상습 도박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부분 남성으로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일반 회사원, 자영업자, 보험설계사 등이었다. 이들 중 70% 정도는 인터넷 광고나 스팸문자 등으로 사이트를 접한 뒤 스마트폰을 통해 이용하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영업자인 김씨는 음란물 사이트 배너광고를 통해 해당 사이트에 가입, 2015년 12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판돈 2억원 중 1억원 정도를 잃었다. 대기업 사원 이모(31)씨도 두 달여간 3000만원을 잃었다.

경찰은 사이트 운영진 주거지에서 위안화와 달러 등 2370만원 상당의 현금을 압수했다고 밝혔다.

또 장부와 계좌 등을 분석해 운영진이 숨겨놓은 아파트 2채와 토지 584㎡, 은행계좌, 주식 11만 7528주 등 9억 9000만원 상당의 재산을 몰수 조치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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