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일 서울 급식파업 강행…노조-교육청 타협 불발

서울시교육청, DC·DB 50%씩 혼합형 방안 제시
신입은 DC, 재직자는 단계적 DB 전환도 제안
노조 "미래 입사자 노후자금 깎아먹을 수 없어"
3~4000여명 파업 전망…급식차질 불가피
  • 등록 2020-11-17 오후 3:35:45

    수정 2020-11-17 오후 9:46:02

[이데일리 신중섭 기자] 서울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서울학비연대)가 서울시교육청의 퇴직연금 제도 타협안을 거부하고 오는 19~20일 파업을 강행하기로 했다. 이번 파업에는 급식 종사자들도 참여해 각급 학교의 급식 제공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총파업에 나선 지난해 7월 3일 서울의 한 초등학교 급식실에서 학생들이 대체 급식으로 나온 빵과 주스를 먹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서울학비연대는 지난 16일 서울시교육청이 퇴직연금 제도개선 위원회에서 제안한 타협안을 거부하고 파업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고 17일 밝혔다.

급식종사자·돌봄전담사·사서 등이 소속된 서울학비연대는 조합원의 약 77%가 가입된 퇴직연금 DC형(확정기여)을 DB형(확정연금)으로 모두 전환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DB형은 퇴직급여 수준이 미리 확정돼 있는 방식이다. 퇴직 전 3개월 평균 임금에 근속연수를 곱한 금액을 지급한다. DC형은 사용자가 각 노동자에게 부담금을 정기 납입하면 노동자가 금융상품 등을 통해 직접 운용하는 방식이다. 각각 장단점이 있지만 DB형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다.

시교육청은 그간 DB형으로 일괄 전환 시 재정 부담이 급증한다는 이유로 난색을 표해왔다. 그러다 이번 파업을 앞두고 진행한 협상에서 퇴직연금 적립 비율을 DC형 50%, DB형 50%로 하는 혼합형 방안을 제시했다. 또 향후 신규 입사자의 퇴직연금 방식을 DC형으로 하면 현재 재직자의 퇴직연금을 단계적으로 DB형으로 전환해주겠다는 타협안을 내밀었다.

서울학비연대 측은 시교육청의 제안에 대해 신규입사자의 DC형 적립 방식을 12분의 1에서 9.5분의 1로 바꾸고 5년 이후부터는 DB형으로 바꾸자는 의견을 제시했지만 타협은 불발됐다. 서울학비연대 관계자는 “우리만 좋겠다고 미래 입사자의 노후자금을 깎아먹을 수 없다”고 거부 이유를 설명했다.

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오는 19~20일 파업은 예정대로 진행된다. 서울학비연대는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전국교육공무직본부·전국여성노조의 서울지부와 서울일반노조 학교급식지부 등 4개 노조로 구성돼 있다. 서울 교육공무직 노동자는 총 1만7000여명이며 이중 1만2000여명이 서울학비연대 소속이다.

노조 측은 약 3~4000여명의 조합원이 이번 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급식노동자가 3분의 1 가량으로 일선 학교의 급식 제공에 차질이 예상된다. 지난해 7월 사흘간 진행된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파업의 경우, 전국에서 하루 최대 2800여개의 초·중·고가 빵·우유 등으로 대체급식을 제공하거나 단축수업을 진행한 바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오후 각급 학교에 공문을 보내 파업 대응 지침을 안내했다. 급식의 경우 각 학교에 파업 미참여 인원이 소수라도 있다면 식단을 간소화해서라도 제공토록 하고, 전체 인원이 파업에 참가할 경우 학생이 도시락을 지참토록 하거나 학교에서 빵·우유 등 대체식을 제공하라고 안내했다. 돌봄전담사도 파업에 참여할 경우 통합반을 운영하거나 교직원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운영중단이 불가피할 경우 가정통신문을 통해 사전 공지하고 지역돌봄센터를 안내할 예정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지난해 겪었던 급식파업 경험을 바탕으로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각급 학교에 유의사항을 잘 안내해 학생·학부모의 불편을 최소화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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