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카오페이 잡을 수 있을까…카드사 오픈페이 2주간 써보니

작년말 신한·KB국민·하나카드, 오픈페이 서비스 개시
신한플레이앱, 등록 간단하지만 사실상 오프라인 위주
기존 간편결제 격차 있어, 내달 리브랜딩 윤곽 나올 듯
  • 등록 2023-01-05 오후 9:00:00

    수정 2023-01-05 오후 9:00:00

[이데일리 유은실 기자] 지난해 말 카드사 앱에서 다른 카드를 결제할 수 있는 이른바 ‘오픈페이(앱 카드 상호연동)’ 서비스가 출시됐다. 생활금융플랫폼과 빅테크 대응이라는 푯말 아래 카드사들이 연합체를 구성하면서 한 플랫폼에서 여러 카드사의 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하지만 국내 카드소비자들의 반응은 그리 긍정적이지 못하다. 아직 범용성, 편의성, 차별성에서 보완할 점이 많다는 지적이다.

오픈페이, 등록은 간단하지만 설익은 서비스

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오픈페이 서비스는 지난해 12월 22일 출시된 후 약 2주가 지났다. 실제 앱을 통해 오픈페이를 사용해보니 등록 카드사가 제한적이고 오프라인에서만 사용 가능해 오픈페이가 아닌 ‘오프페이’와 같다는 느낌을 지우기 힘들었다.

기자가 5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신한카드의 오픈페이를 이용해 결제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유은실 기자)


카드 등록 자체는 간단했다. 신한플레이 앱의 경우 접속창 ‘월렛’에서 ‘카드·계좌관리’에 들어가 하단에 있는 등록 버튼과 다른 카드 추가 버튼을 누르면 이미 등록에 반은 끝난 셈이다. 카드사 선택 창엔 국민카드와 하나카드가 뜨는데 이를 선택한 후 카드번호 등 정보를 입력하면 된다.

대부분 카드사 등록이 가능한 삼성페이나 카카오페이 등과 달리 등록 카드사가 제한된다는 점은 오픈페이의 큰 불편함이다. 세분화된 카드 혜택을 때에 따라 활용하는 시대에서 사용할 수 있는 카드가 신한·국민·하나카드로 묶이게 되니 때문이다.

편의성을 느끼기도 어려웠다. 계산대 앞에서 신한플레이 앱을 열고 등록된 카드 중 하나카드를 선택해 간편 비밀번호를 입력한 다음 결제 바코드와 QR코드를 생성하면 결제가 가능하다. 여기까지는 기존 서비스와 같다.

신한플레이의 치트키라고 할 수 있는 ‘터치 결제’는 아직 활용이 불가하다. 카드 종류에 이어 결제 방식도 제한이 있다는 얘기다. 신한플레이 내 신한카드는 바코드·QR코드 결제를 비롯해 삼성페이와 같이 휴대폰 뒷면을 리더기에 터치해 결제하는 터치결제까지 가능하다.

온라인·모바일에서 ‘신한페이’로 결제할 때 신한카드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은 단점이다. 사실상 오프라인에서만 서비스 이용이 가능한 것이다. 온라인·모바일을 통해 의류나 여행 등 다양한 쇼핑이 이뤄지는 상황에서 온라인 결제를 지원하지 않다 보니 평소 사용하던 카카오·토스페이와 차이가 두드러졌다.

기존 페이 서비스와 차별성도 드러나지 않았다. 비슷한 서비스로 여겨지는 오픈뱅킹은 다수의 금융사 계좌 조회, 결제 내용 공유 등이 가능한 반면 오픈페이는 불가하다. 즉 신한플레이 내에서 사용한 내역만 조회가 가능해 전체 카드 이용 내역을 비교할 수 없다는 것이다. 삼성페이 서비스와 ‘결제 서비스’ 측면에서 특별히 다른 점이 없었다.

매장 쿠폰이나 카드 관련 혜택, 부가서비스 정보 제공하는 삼성페이가 오히려 혜택 면에선 편리하다고 느껴졌다. 카카오페이가 카카오 지도 서비스를 활용해 내 주변에서 활용 가능한 멤버십과 혜택 한눈에 볼 수 있게 해주는 것과 토스가 이용 내용을 한번에 조회할 수 있게 해주는 것과도 비교됐다.

카드사 추가 합류···업계 “편의성·차별성 개선”

현재 카드업계 오픈페이 서비스에 동참한 카드사들은 신한·KB국민·하나카드 등 3개사에 불과하다. 아직까지 ‘범용성’이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대목이다.

카드사들도 오픈페이 초기 불편함을 인지하고 있다. 점점 더 커가는 간편결제 시장과 빅테크의 성장에 대응하기 위해 통합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지만 각사 사정이 다른 탓에 설익은 서비스를 내놓을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실제 국내 간편결제 시장은 카카오·네이버·토스 등 빅테크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기준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금액은 일평균 7232억원으로 1년 만에 29.4% 늘었다. 작년 기준 간편 전자지급 서비스 이용액을 보면 빅테크를 포함한 전자금융업자가 전체 중 차지하는 비중은 50%에 달한다. 전통 금융기관들의 비중(27.6%)보다 현저히 높은 수치다.

오픈페이 출범 시기를 더이상 늦출 수 없었던 카드업계는 지난해말 서비스가 가능한 회사들 먼저 서비스를 개시했다. 올해 2~3월 중으로 롯데·비씨·우리카드가 순차 서비스를 시작하고 하반기 중으로 NH농협카드까지 합류하면 범용성 문제는 어느 정도 해소될 전망이다. 현대카드도 합류 의사를 밝힌 만큼 이르면 내년 초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다. 삼성카드는 아직 참여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편의성 개선 의지도 있다. 카드업계는 올 하반기 온라인 서비스 도입 목표로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쪽은 규격이 통일돼 있어 서비스 개발에 많은 시간이 들어가지는 않는다”며 “온라인은 결제대행사(PG)가 결제 시스템을 제공하거나 자체 결제창을 사용하는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논의가 필요해 서비스 개발이 시기가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결제 소비자를 겨냥한 다양한 서비스가 관건으로 지목된다. 카드업계는 현재 오픈페이 관련 리브랜딩을 준비 중으로 내달 구체적인 윤곽이 나올 예정이다.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개별사로든 업계 공통적으로든 소비자들의 관심을 돌릴 수 있는 마케팅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공감한다”며 “서비스 안정화 이후 관련 논의들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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