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왜 혐오?”…‘남혐’ 손가락 논란, SNS 설전이 고소까지

온라인상에서 들불처럼 번진 ‘남성혐오’ 논란
‘혐오표현 맞나?'…반대 의견에 비방·신상털기
20대 여대생, 누리꾼 6명 모욕죄 등 혐의 고소
  • 등록 2021-05-25 오후 4:57:05

    수정 2021-05-25 오후 9:51:14

[이데일리 이소현 김대연 기자] 최근 특정 손가락 모양이 ‘남혐(남성혐오)’ 논란을 불러일으키자, 이를 둘러싸고 SNS에서 벌어진 설전이 고소까지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상에서 촉발한 ‘젠더 갈등’ 이슈를 놓고 자신과 의견이 다르면 상대방을 원색적으로 헐뜯는 일부 누리꾼 탓에 혐오가 또 다른 혐오를 낳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이미지투데이)
25일 이데일리 확인 결과 서울 노원경찰서는 대학생 A(21·여)씨가 지난 14일 모욕죄, 통신매체이용음란죄 등 혐의로 누리꾼 6명을 고소한 사건을 입건,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현재 온라인 아이디(ID)를 추적하고 있으며, 피고소인의 인적사항을 확인해 혐의 적용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2일 GS25와 경찰청의 홍보 포스터 속에 있는 ‘손가락 모양’이 논란이 되면서다. 해당 손가락 모양이 지금은 폐쇄된 극단주의 페미니즘 지향 커뮤티니 ‘메갈리아’의 로고를 연상케 하며, 한국 남성 성기를 비하할 때 쓰는 모양과 비슷하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남혐’ 논란이 확산했다.

이튿날 한 대학생 커뮤니티에 ‘남혐’ 손가락 모양 논란에 GS25 등의 “해명이 부족하다”는 내용의 글이 게시됐다. A씨는 “이게 왜 혐오 표현이냐”, “저 손동작을 누가 저렇게 해석하냐”, “억지다”라고 댓글을 달았다. 특정 손가락 모양 논란을 놓고 이를 ‘혐오 표현’으로 볼 수 있는지 의견을 밝힌 것. A씨가 해당 손가락 논란이 ‘남혐’이 아니라는 의견을 내자 “왜 남혐을 옹호하냐”라는 비방 댓글이 이어졌다.

심지어 익명의 누리꾼이 남성 이용자가 많은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A씨의 대학교와 학과가 공개된 프로필 이미지 등 신상을 공개해 올려 조롱 대상으로 만들었다. 해당 게시글에는 “얼굴 X같이 생겼네”, “한녀들에 대해 신상 다 퍼트려야 한다”, “사회적으로 매장시켜야 한다”, “계속 따라다니며 공격해서 자살시켜야 한다”, “페미X” 등 A씨에 대한 인신공격성 발언은 물론 협박까지 하는 댓글들이 100여개 이상 달렸다. 일부는 “생리해서 예민하다”는 등 성희롱 표현도 서슴지 않았다.

A씨가 모욕죄 등 혐의로 고소한 댓글 중 일부(자료=A씨 제공)
결국 A씨는 익명 뒤에 숨어 자신을 비방한 누리꾼 6명을 모욕죄 등으로 고소하기에 이르렀다. 그는 일부 성희롱 댓글과 관련해서는 통신매체이용음란죄 적용도 주장했다. A씨는 “댓글 중 ‘자살시킨다’고 한 것은 상담 수사관도 모욕이 심한 내용이라고 했다”며 “댓글 중 ‘페미X’, ‘꼴페미X’은 약한 욕에 속해 모욕죄 성립이 안 될 수도 있다고 하던데 수사 결과를 끝까지 지켜볼 것”이라고 고소 취하의 뜻이 없음을 강조했다.

해당 손가락 모양이 혐오 표현이 맞는지 의문을 제기자 공격을 받은 것은 A씨뿐만이 아니다. 한 SNS 페이지에서는 여대생 B씨가 “이게 왜 남혐이냐”, “발끈하는 분들은 성기가 저만한 거냐”라고 의견을 남겼다. 이후 “저런 X들 때문에 젊은 한국여자가 페미 취급받고 혐오하는 사람들 많아진다” 등 비방이 줄을 이었다.

전문가들은 온라인상의 혐오 논쟁은 갈등의 전선을 넓힐 뿐 실체가 없는 소모적인 일이라고 지적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사회적 화합이 이뤄질 수 있게 물밑에서부터 젠더 갈등 인식을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데 정치권 개입으로 최근 남성혐오, 여성혐오가 극단으로 치달아 오해가 커지고 있는 것”이라며 “결국 ‘을’의 싸움에 불과해 남녀 간 차이를 인정하고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청룡 여신들
  • 긴밀하게
  • "으아악!"
  • 이즈나, 혼신의 무대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