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으로 터진 반중정서…"중국은 공정한 룰이 작동하지 않는 사회"

송재룡 교수 인터뷰
  • 등록 2022-02-08 오후 5:38:09

    수정 2022-02-08 오후 9:06:06

[이데일리 이용성 이수빈 기자] “과거 ‘MADE IN CHINA(메이드 인 차이나)’라면 짝퉁이라는 인식이 있었다. 다른 체계와 제도에서 살아온 배경과 맞물리면서 우리나라 젊은 세대들이 중국은 ‘공정한 룰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사회’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

송재룡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편파판정이 한국 사회에 누적된 반중정서의 도화선이 된 가운데 송재룡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8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곧 불공정한 나라라는 인식이 사태의 배경이 됐다고 진단했다.

송 교수는 “한국 청년들이 가장 민감하게 여기는 부분이 공정성인데 개최국 이점 등을 고려하더라도 4년 동안 노력한 결과가 한순간의 편파판정에 의해 무위로 돌아가는 걸 목도했다”면서 “그에 대한 분노가 민족주의적 성향과 맞물리면서 분노를 폭발시켰다”고 설명했다.

송 교수는 “중국은 인접한 나라이지만 우리나라와 중국은 서로 다른 체제나 제도에서 성장해 왔다”며 “2000년대 초반부터 중국이 동북공정 등으로 국민 정서를 자극한 점도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서구 중심의 문명에 대한 지향성이 강하게 형성돼 있어 중국을 닮아야 하는 국가로 생각하기 보다는 경계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측면이 훨씬 강하다는 점도 배경이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 같은 인식은 각종 설문조사결과와 맥을 같이한다. 최근 하남석 서울시립대 중국어문화학과 교수가 발표한 ‘한국 청년 세대의 온라인 반중 정서의 현황’에 따르면 중국에 대한 비호감 이유로 “(교양 없는) 중국인”이 48.2%로 가장 높았고, “독재와 인권탄압”(21.9%)이 뒤를 이었다.

송 교수는 특히 “중국은 계속해서 동북공정 등 국수주의적 태도를 취해왔고 이를 내면화한 건 중국 사람들”이라면서 “반면 우리나라는 우리 나름대로의 자긍심을 충분히 갖고 있는 상태에서 그동안의 누적된 갈등이 이번 쇼트트랙의 공정성 이슈와 만나면서 촉발됐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그러나 무조건적인 반중정서는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중국은 인접국가로서 외교적으로 경제적으로 너무도 중요한 국가이니만큼 냉철히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는 얘기다. 특히 대선을 앞둔 정치권이 반중정서를 자극하며 득표전략으로 활용하는 건 국익을 저해하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송 교수는 “중국의 문화나 역사 왜곡에 대해 국제사회에 정확히 실상을 알려 이를 바로잡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경제적으로도 외교적으로도 중국을 배제할 수 없는 현실에서 정치권이 먼저 냉철히 중심을 잡고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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