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암 유발 인공유방 왜 엘러간 제품만 문제?

특허받은 표면 처리법 적용
"경쟁품보다 돌기 뾰족해"
면역반응 지속적으로 유발할 가능성 커
최근엔 마이크로 크기 돌기 제품 주류
  • 등록 2019-08-19 오후 5:30:44

    수정 2019-08-19 오후 5:30:44

희귀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의심받는 엘러간의 거친 표면처리 유방보형물.(사진=한국엘러간 제공)
[이데일리 강경훈 기자] 국내에서 처음으로 유방 보형물 삽입수술 후 ‘보형물 관련 역형성대세포림프종’(BIA-ALCL)이 생긴 환자가 발생하면서 제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따르면 BIA-ALCL은 주로 글로벌 기업인 엘러간의 인공유방, 그 중에서 ‘바이오셀’(Biocell)이라는 방식으로 표면처리한 제품을 쓴 환자에게서 발생한다. 전체 573건 중 85%인 481건이 바이오셀이 적용된 제품을 쓴 환자들이다.

이 방식은 보형물의 표면처리를 거칠게 만든 것으로 인체에 밀착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엄기성 서울성모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보형물을 삽입하면 자연스러운 면역반응으로 막이 생기면서 보형물을 감싼다”며 “거친 표면이 이 막을 지속적으로 자극해 염증반응을 일으키는 게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거친 표면을 가진 경쟁품에서는 BIA-ALCL이 드물다. 엘러간 제품의 BIA-ALCL 위험률은 경쟁품의 6배에 이른다. 정규화 대림성모병원 성형외과 과장은 “엘러간 제품을 현미경으로 보면 돌기가 유독 뾰족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며 “이게 지속적인 염증반응을 일으켜 보형물 삽입 후 7~8년이 지나면 BIA-ALCL 위험이 급격히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바이오셀을 비롯해 거친 표면처리를 한 유방 보형물은 최근에는 거의 쓰지 않는다. 거친 표면처리 보형물 중 대표적인 것이 물방울형 보형물이다. 정 과장은 “물방울형 보형물은 누웠을 때에도 가슴이 솟아 오르는 등 유방 모양이 부자연스럽다”며 “그래서 오목가슴 등 어쩔 수 없이 써야 하는 환자들에게만 한정적으로 쓴다”고 말했다. 대신 최근에는 대신 40㎛ 크기의 돌기로 표면처리한 ‘마이크로 표면처리’ 보형물이 대세다. 한 보형물 업체 관계자는 “마이크로 표면처리 제품은 몸의 자세에 따라 모양이 자연스럽게 변하고 유방이 딱딱하게 굳는 부작용도 덜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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