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도 전세사기 보증금 반환 채권 매입에 선 그어

김주현 금융위원장 PF대주단 협약 뒤 기자들 만나
사기 아닌 일반적인 역전세 지원도 부정적
긴급생계비대출, 여당 한도 상향 등 적절시점 논의
주가조작 의혹, 당국·검찰 역량 총동원 신속 처리할 것
  • 등록 2023-04-27 오후 3:59:49

    수정 2023-04-27 오후 3:59:49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금융당국이 전세사기 피해자 대책과 관련해 야당 등에서 주장하는 임차인의 보증금 반환 채권을 공공기관이 매입하는 방안에 대해서 재차 선을 그었다. 사기가 아닌 일반적인 역전세로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경우 특별 지원을 하기 어렵다고도 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27일 서울 을지로 은행연합회에서 ‘전 금융권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대주단 협약식’을 체결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김주현 위원장은 임차인의 보증금 반환 채권을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 등 공공기관에서 매입해야 하는 것을 전세 사기 피해자들이 요구하고 있다는 질문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여러차례 얘기를 했다”며 “‘얼마에 (보증금 반환 채권을) 사야 하느냐, (피해자들은) 시가보다 비싸게 사는 것을 원할텐테 그게 맞느냐, (그에 대해) 국민이 합의를 해줄 거냐’에 대해 조금 확신을 못하겠다는 게 원희룡 장관의 브리핑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날 정부는 전세사기 피해자에 대한 지원 대책을 발표했지만, 여기에는 캠코 등이 피해 임차인의 보증금 반환 채권을 매입해 임차인에게 우선 보상하고 추후 회수하는 ‘선지원 후구상’ 방안은 포함되지 않았다.

앞서 이날 오전 진행된 정부 합동 브리핑에서 원희룡 장관은 “국가가 먼저 돌려주고, 그 다음 회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주가조작과 보이스피싱 등의 사기피해에 대해 국가가 세금으로 먼저 피해금을 돌려주고 나중에 해당 채무자나 경매절차를 통해 환수하는 경우는 없었다”며 “이런 선례를 남겨서도 안 된다고 본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이전 전셋가보다 전세 가격이 떨어져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일반적인 역전세로 인한 피해자에 대해서도 정부 지원은 사실상 어렵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사기가 아닌 일반적인 역전세의 경우에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완화 등 지원책이 있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 “악의적인 사고가 아니라 일시적인 (전세) 가격 차이는 사적으로 협의를 통해 해결될 수 있다고 본다”며 “국토부 차원의 버팀목 대출이나 금융위 차원의 특례보금자리론 지원을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왼쪽 아래부터 시계방향으로) 정지원 손해보험협회 회장, 정희수 생명보험협회 회장, 김광수 은행연합회 회장,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 김주현 금융위원회 위원장, 권혁진 국토부 주택토지실장, 김철주 금융채권자 조정위원회 위원장, 정완규 여신금융협회 회장,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 회장
부동산PF 대주단 협약과 관련해선 “(PF채권자가) 각자도생으로 자기 눈앞의 단기적 이익에 따라 행동하면 판이 깨질 수 있다”며 “선순위는 (변제순위에서) 앞설 수 있지만 부동산 시장이 경착륙되면 결국 선순위 채권자도 다른 쪽에서 피해를 봐 이익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에서 ‘정부 급전’인 긴급생계비대출 한도를 200만원으로 2배 올리고 금리를 연 10%로 낮추는 안을 제안한 것과 관련해서는 적절한 시점에 당과 협의하겠다고 했다. 그는 “긴급생계비대출은 이전에 전혀 없던 제도라 제도의 의미가 뭔지 앞으로 어떻게 가져갈지 내부적으로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며 “이런 검토 내용과 당에서 생각하는 것을 적절한 시점에서 협의해서 처리해야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은행의 경쟁을 강화하기 위한 새로운 은행 진입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한 결론을 낸 것은 아니다”며 “1차 논의가 됐는데 이슈가 있어 결론은 안 내리고 조금 더 논의하는 것으로 했다”고 언급했다.

SG증권발 주가조각 의혹에 대해서는 “(최초 인지 시점은) 지금 수사가 막 시작하는 단계라 말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며 “수법은 내부적으로 몇 가지 가능성을 갖고 보고 있는데, 수사를 정확히 해야 한다. 수사결과에 따라 제도보완 필요성이 나오면 당연히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올해 초에 제보가 금융위에 들어갔다는 관측에는 “그건 아닌 거 같다”며 “제가 인지한 게 아주 최근”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융감독당국의 모든 역량과 검찰의 모든 역량을 동원해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처리하겠다”며 “관련해서 금감원장도 시장 교란 요인이 몇가지 있어 보겠다고 했는데, 다른 시장 교란 요인도 있을지 모르니 거래소와 금감원에 면밀하게 대처하라고 얘기를 계속 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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