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없는 붉은 유니폼” 프로축구단 충남아산, 간접 유세 논란(종합)

2024시즌 홈개막전서 기존 파란색 대신 붉은색 유니폼 착용
한국프로축구연맹, 경위서 제출 요구 "정치 중립 위반" 의혹
구단 “이순신축제 기념”… 김태흠 지사 “정치 쟁점화” 유감
  • 등록 2024-03-13 오후 5:23:00

    수정 2024-03-13 오후 5:23:00

[아산=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프로축구 K리그2의 충남아산이 특정 정당에 대한 간접 유세 의혹에 휩싸였다. 충남아산이 소속팀 선수와 서포터스에게 빨간색 응원 도구와 깃발 등을 나눠줬고 흔들기 등 호응을 유도하는 등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9일 충남 아산이순신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부천FC와의 2024시즌 홈 개막전 동영상 캡처.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한국프로축구연맹은 프로축구 K리그2 충남아산에 경위서 제출을 요구했다. 연맹 관계자는 12일 “경기감독관 보고서 내용에 따라 전날 충남아산 구단에 경위서를 제출하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연맹은 충남아산이 지난 9일 충남 아산이순신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부천FC와의 2024시즌 홈 개막전에서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했다고 의심한다. 충남아산은 홈 개막전에서 기존 푸른색 홈 유니폼 대신 이번 시즌 새롭게 공개한 붉은색의 서드 유니폼을 입었다.

이날 국민의힘 소속 김태흠 충남지사와 박경귀 아산시장이 경기장을 찾았다. 박 시장은 충남아산의 구단주이며, 김 지사는 명예구단주이다. 연맹 보고서에 따르면 이날 여러 정당이 경기 전 장외에서 선거 유세 활동을 벌였다. 또 구단 측에서 충남아산 서포터스에게 빨간색 응원 도구와 깃발 등을 나눠줬고 흔들기 등 호응을 유도한 것으로 파악했다. 연맹은 “서드 유니폼은 연맹이 사전에 승인했다. 유니폼은 연맹 규정을 벗어나지 않는 한 구단이 자유롭게 제작할 수 있는 영역”이라면서도 붉은색 응원 도구를 나눠주며 호응을 유도한 건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봤다.

충남아산 서포터스 아르마다도 성명문을 통해 구단에 항의했다. 아르마다는 “홈 경기 당일 아침, 구단이 제작한 붉은 깃발을 사용할 것을 요청받았지만 반대 의사를 정확히 밝혔다”며 “사전 협의도 없었을뿐더러, 디자인이 팀 색깔과 맞지 않는 디자인이었다”고 설명했다. 아르마다는 경기 도중 구단으로부터 붉은 깃발 사용을 요구받자 미리 준비한 항의성 현수막을 내걸었다.

반면 충남아산 구단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붉은색이 특정 정당을 의도한 것이 아닌 아산의 영웅인 이순신 장군을 상징하는 색깔이라는 것이 구단측 해명이다. 구단은 붉은 유니폼은 서드 유니폼이 아닌 두 종류의 2024시즌 홈 유니폼 중 하나일 뿐이고, 내달 열릴 성웅이순신축제를 기념하거나 특집 유니폼으로 주로 판매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태흠 충남지사도 “도지사를 끌어들여 확대 재생산하고 정치 쟁점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강한 유감을 표했다. 김 지사는 13일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 열고 “명예구단주로서 시축과 격려사를 해달라는 요청에 따라 개막식에 참석했고 구단 측에서 주는 것을 입었을 뿐 (사전에) 유니폼 색깔이 빨간색인지 파란색인지 몰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빨간색 유니폼을 맞춰 입고 참석해 정치적으로 이용했다고 하는데, 확실히 이야기 할 수 있는 부분은 그런 꼼수 정치는 안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빨간색이 경기장을 찾은 관람객들의 국민의힘에 대한 인식 (향상에) 얼마나 도움이 되겠냐”면서 “아산FC의 유니폼이 지금까지는 파란색을 썼다. 그건 민주당 색깔인데 그 문제는 왜 말하지 않았냐”고 지적했다. 이어 “선거철이 가까우니 진실을 떠나 자신의 입장에서 왜곡하고 비판하고 공격하는 것에 대해 심히 우려되고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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