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차기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노코멘트로 일관하던 반기문 총장은 25일 제주포럼에 참석, 사실상 차기 대선 출마를 시시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발언을 쏟아냈다. 반 총장은 특히 우선 대선출마 여부에 즉답을 피했지만 사실상 고민하고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반기문 대망론에 헛되게 살지 않았단 평가에 자부심”
반 총장은 이날 오후 제주 서귀포시 제주롯데호텔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포럼에 참석, “김영삼 대통령은 중학교 때부터 꿈꿨다는데 저는 대통령을 한다는 것을 예전에 생각해본 일도 없다”면서 “제가 그런(차기 대선 출마) 말을 안했는데 자생적으로 이야기가 나오는데 제 자신은 개인적으로 인생을 열심히 살았고 헛되게 살지는 않았다는 평가에 자부심을 느끼고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침에 가장 먼저 15분 동안 세계를 훑고 일을 시작한다. 한국 문제에 대해 브리핑받는 게 거의 없다”면서도 “10년간 유엔 사무총장을 했으니 기대가 있다는 것은 염두에 두겠다. 내년 1월 1일에 오면 저는 이제는 한국사람이 되니까 한국 시민으로서 어떤 일을 해야 하느냐는 그때(임기종료 후) 가서 고민·결심하고 필요하면 조언을 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남북평화를 위한 메신저로 나설 수도 있다는 의지도 밝혔다. 반 총장은 “지난해 판문점에 갈 기회가 무르익었는데 하루 전에 취소하면서 이루지 못했다”며 “남북간 대화채널 유지해온 것은 제가 유일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기회가 되면 계속 노력하겠다”며 “이명박 대통령 때나 박근혜 대통령께도 정치적 문제를 떠나서 인도적 문제는 물꼬를 터놓은게 좋다고 말씀드렸다. 임가가 7달 남았지만 그 중에라도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차기 지도자상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반 총장은 “사실 국가가 너무 분열돼 있다. 남북으로 분단된 것도 큰 문제인데 내부에서 여러 분열된 모습을 보여주는 게 해외에 가끔 보도되면 창피하게 느낄 때가 많다”며 “정치 지도자들이 국가 통합을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 총장은 “가장 우선 순위는 남북통일이지만 70년 이상 안됐는데 당장은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그러나 국가통합은 정치지도자들이 뜻만 있으면 내일이라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사찰? 말도 안되는 비판” 상세 해명
또 5공 시절 미국 연수 때 망명 중이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향을 상부에 보고했다는 논란에는 “솔직히 말도 안되는 비판”이라고 강력 반발했다.
반 총장은 “내가 연수생으로서 있었던 당시 총영사관이 보스턴에 없었다. 연수생으로 있던 내가 봉급을 받기 위해선 뉴욕 총영사관에 있어야 했다. 정부 고급 귀빈들 많이 오니까 내가 거의 명예 총영사 역할 비슷하게 했다”며 “부이사관이니까 거기서 정부의 어떤 공무원보다도 내가 선임자다. 내가 (당시) 대학신문에 난 것을 복사해서 보냈다. 정당이나 정치인을 위해서 한 것도 아니고 정부와 국가를 위해 있는 것을 관찰, 보고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김대중 전 대통령을 내가 따라다니면서 그런 것도 아니고 그런 걸 보면 기가 막히다”며“ 흠집을 내는 건데 내 인격을 비춰서 말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대선에 나서기에 연령이 많다는 지적에는 건강에 문제없다고 강조했다. 반 총장은 “10년 동안 마라톤을 100m 뛰듯이 했는데 역대 어떤 사무총장도 저보다 열심히 한 사람은 없었을 것”이라면서 “1년에 하루도 아파서 결근하거나 감기에 걸려 쉰 적도 없다. 체력 같은 건 요즘은 별 문제가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박근혜 대통령을 자주 만난다는 지적에는 “이명박 대통령 때도 그랬고 어느 대통령이건 만났다. (박 대통령은) 7번 만났다고 하는데 다 공개된 장소였다”면서 “회의가 있어서 가니까 사진 찍히는 거다. 그런 것을 너무 확대 해석해서 다른 방향으로 보는 것은 내가 보기에도 기가 막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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