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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두고 있는 3D 프린터 제조회사 봇팩토리는 올 봄 몇 주 동안이나 어떤 믿을 만한 유통업체로부터도 마이크로칩을 구할 수 없었다. 봇팩토리는 어쩔 수 없이 중국 알리익스프레스에서 신원 미상의 판매자로부터 칩을 구매했다. 그런데 통상 쓰이는 정전기 방지팩 포장이 아닌 플라스틱 랩으로 칭칭 감긴채 물건이 배송됐다.
판매자는 물건을 팔기 전까지만 해도 정품이라고 주장했지만 봇팩토리측가 제품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하자 입을 닫았다. 봇팩토리는 알리익스프레스 측에 항의했고 전액을 환불받았다. 봇팩토리의 수석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인 앤드류 이폴리티는 “물건 대부분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며 구매한 제품이 결함이 있거나 가짜 상품이라고 의심했다.
가짜 반도체칩이 늘어나자 진품인지를 확인하기 위한 장비 판매도 크게 늘었다. 정교한 외형의 복제품부터 이미 사용했던 제품을 새 것처럼 보이게 만든 제품까지 가짜 칩 종류도 다양해지고 위조 기술도 더욱 치밀해졌기 때문이다.
영국의 반도체칩 유통업체 프린셉스 일렉트로닉은 올 들어 반도체칩 진품을 확인하기 위한 검사 요청이 4배 급증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부 고객은 3달러짜리 칩이 진짜인지 알아보려고 수만달러 비용을 지불하게 된 경우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전자부품 품질 및 업계 표준 등을 연구해온 이지스 소프트웨어의 마이클 포드 이사는 “일 년에 세 번 정도 위조품을 접하게 되는데, 대부분의 가짜 제품들은 사례가 보고되지 않고 있다. 전체 공급망이 손상된 것처럼 보이길 원치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