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배진솔 기자] 국민의힘 차기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유승민 전 의원이 17일 경기도지사 경선 후 반년 만에 입을 열었다. 그는 몇몇 여론조사에서 당권 적합도 ‘1위’를 기록하는 것에 대해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이 우리 당을 망쳐놨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개혁하는데 유승민이 적임자라는 국민의 뜻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 유승민 전 의원이 9월 29일 오전 대구 북구 경북대학교에서 ‘무능한 정치를 바꾸려면’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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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전 의원은 이날 MBC ‘뉴스외전’에 출연해 여론조사에 대해 “민심에서 저에 대한 지지가 나타나는 것은 보수 정당을 개혁하라는 국민의 요구가 담겨있다”며 “지금 대통령 지지율과 당 지지율에서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 당권 출마 여부를 정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그는 “전당대회 날짜가 정해질때까지 지켜보며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고 그때가서 결정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유 전 의원은 당 내에서 전당대회 룰을 현행 당원 투표 70%, 일반여론조사 30% 방식을 최대 당원 투표 100%로 바꾸려는 시도에 대해서 “개의치 않는다”면서도 “당심만 너무 중요시하고 민심과 거리가 있는 당대표를 뽑으면 5년 내내 여소야대로 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지금 당권을 잡고 있는 분들이 자기들 마음대로 할 것이다”며 “다만 민심과 거리가 있는 당대표가 되면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겠냐. 당원도 냉철하게 전략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민심과 윤심의 대결로 가면 총선에서 국민들 외면을 받을 것”이라며 “총선에서 패배하는 길로 가지 않도록 국민과 당원께서 우리 정당을 봐줄 것”이라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한 비판을 쏟아냈었는데, 이에 대해 “앞으로도 윤 정부가 잘하면 높이 평가하고 잘못하면 계속 할 말을 하겠다”며 “잘하라고 쓴소리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상하게 윤 대통령도 그렇고 정진석 비대위원장도 그렇고 왜 그렇게 사과에 인색하고 주저하는지 모르겠다”며 “윤 대통령의 뉴욕 발언도, 정 비대위원장의 친일 논란 발언도 본인의 진의가 그렇지 않더라도 국민이 오해하고 걱정할 발언을 했으면 사과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