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30…'민심 바로미터' 대전·충남, 누구 손 들어줄까?

여 "야당 심판론" VS 야 "文정부 심판론" 팽팽한 기싸움
민주·통합 양당구도 재편… 지난 총선서 여야 황금분할
물갈이보다는 현역 위주로 공천 리턴매치·재대결 재현
  • 등록 2020-03-16 오후 3:30:37

    수정 2020-03-16 오후 3:35:09



[대전·홍성=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제21대 총선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대전과 충남 등 충청권에서도 각 정당·후보들의 숨 막히는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특히 대전과 충남 등 충청권은 과거 자유민주연합, 자유선진당과 같은 지역정당이 사라진 후 특정 정당으로의 쏠림 현상이 드문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면서 전체 판세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또 이번 선거는 야당의 ‘문재인정부 심판론’에 맞서는 여당의 ‘야당 심판론’과 함께 코로나19 등 대형이슈가 맞물려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막판까지 치열한 중원 다툼이 예상된다.

대전 중구의 옛 충남도청사 전경. 사진=대전시 제공


민주당 황운하·통합당 장동혁 후보 등 이슈메이커 포진

대전은 사통팔달의 도시답게 특정지역 출신보다는 전국에서 모인 인적 구성의 영향으로 과거 어느 정당도 완승을 거둔 사례가 거의 없다. 과거 자민련이나 선진당과 같은 지역정당이 우위를 점하기도 했지만 각 후보들의 인물론도 크게 영향을 미쳤다는 점에서 복합적 요인이 작용했다는 평이다.

4년 전인 2016년 20대 총선에서는 더불어민주당과 새누리당이 각각 4석과 3석으로 팽팽한 승부를 보였다. 동구와 중구, 대덕구 등 원도심 주민들은 보수적 성향을, 서구와 유성구 등 신도심 주민들은 진보적 성향을 각각 보이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서울 등 수도권과 영·호남에서 모두 현역들의 물갈이가 대거 진행된 반면 대전은 현역 의원 7명 전원이 본선행을 확정하면서 신선도가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지역구별로는 우선 대전 동구에서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들간 맞대결이 성사됐다. 현역인 미래통합당 이장우 의원에 맞서 더불어민주당 장철민 후보가 공천을 따냈다. 이양희 의원 보좌관을 거쳐 동구청장을 역임한 이 의원과 30대 청년으로 홍영표 의원 보좌관을 지낸 장 후보가 지역 발전 해법 등을 놓고, 치열한 수 싸움이 예상된다.

중구에서는 검·경 수사관 독립과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사건 등으로 전국적인 이슈 메이커가 된 황운하 전 대전지방경찰청장이 민주당 본선 티켓을 따냈다. 황 후보는 지역구 현역인 통합당 이은권 의원의 대항마로 민주당 경선에서 1위를 차지했다.

서구갑에서는 2000년 16대 총선부터 내리 5선을 한 민주당 박병석 의원에게 통합당 이영규 변호사가 5번째 도전을 선언했다. 서구을에서는 박범계 의원의 3선 저지를 위해 양홍규 변호사가 경선을 통해 통합당 후보로 본선행을 따냈다.

유성갑은 현역인 민주당 조승래 의원과 통합당 장동혁 전 광주지법 부장판사가 확정됐다. 유성을은 현역인 민주당 이상민 의원을 누를 대항마로 나서기 위해 신용현 의원과 김소연 전 대전시의원이 통합당 경선에 참여 중이다.

대덕구는 통합당 정용기 의원이 현역 프리미엄을 등에 업고 일찌감치 공천을 확정받은 가운데 민주당에서는 박영순 전 대전시 정무부시장이 경선에서 승리, 5번째 대결이 성사됐다.

충남 내포신도시 전경. 사진=충남도 제공


박수현·정진석과 나소열·김태흠 등 재대결 관심

충남은 도농(都農) 복합지역으로 산업단지 중심의 젊은 유권자들이 많은 서·북부는 진보색채가, 농촌이 많은 남부·내륙은 보수색채가 강하다. 충남 역시 지역정당이 사라진 뒤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간 양당 구도가 견고해졌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민주당과 새누리당은 각각 5석과 6석을 차지했다. 그러나 박찬우 전 의원의 선거법 위반으로 치러진 천안갑 재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서 민주당 6석, 한국당 5석으로 재편됐다. 이후 2018년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은 충남지사를 비롯해 15개 시·군에서 11명의 시장·군수를 배출하는 등 전통적인 보수 텃밭에서 약진하는 성과를 거뒀다. 다만 이번 총선에서는 천안시장 보궐선거가 같이 치러지면서 최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천안시장 후보에는 한태선 전 대통령 비서실 행정관이 경선을 뚫고 민주당 후보로 확정됐고, 통합당은 재선 국회의원을 지낸 박상돈 전 의원이 단수로 추천됐다.

우선 천안갑에서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2심까지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은 현역인 이규희 의원을 대신해 문진석 전 충남지사 비서실장이 민주당 후보로 나섰고 통합당은 신범철 전 국립외교원 교수를 단수 공천했다. 천안을은 박완주 의원과 맞서기 위해 이정만 전 대전지검 천안지청장이 통합당 후보로 올랐다. 천안병은 민주당 이정문 변호사와 통합당 이창수 중앙당 대변인이 본선에서 맞붙는다.

아산갑은 통합당 이명수 의원과 아산시장을 지낸 복기왕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이 민주당 후보로 대결한다. 아산을은 민주당 강훈식 의원과 통합당 박경귀 전 한국당 당협위원장이 격돌한다.

후보들간 재대결도 이번 총선의 관심 포인트다.

공주·부여·청양에서는 통합당 정진석 의원과 민주당 박수현 전 의원간, 당진에서는 민주당 어기구 의원과 통합당 김동완 전 의원간 리턴매치가 또다시 성사됐다. 서산·태안에서는 통합당 성일종 의원과 민주당 조한기 전 청와대 비서관이, 보령·서천에서는 통합당 김태흠 의원과 민주당 나소열 전 충남도 문화체육부지사가 지난 총선에 이어 다시 한번 승부를 가린다. 논산·금산·계룡에서는 민주당 김종민 의원의 대항마로 박우석 통합당 후보가 나섰고, 홍성·예산에서는 통합당 홍문표 의원과 민주당 김학민 순천향대 교수간 맞대결이 펼쳐진다.

지역 정치권 인사들은 “대전의 경우 원도심에서는 보수정당 후보가, 신도심에서는 진보정당 후보가 각가 우세를 보이고 있다”며 “충남은 공천 과정에서 탈락한 인사들의 무소속 출마가 최대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코로나19가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 지, 아니면 지역사회로의 확산이 계속될 지 여부도 이번 총선에서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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