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현지시간) 미국 석유기업인 큐빅 에너지는 델라웨어주 윌밍턴 파산법원에 ‘챕터11’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챕터11은 경영난을 겪고 있는 기업이 자력으로 회생하기 어려운 경우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해 승인을 받으면 정부 관리하에 기업회생절차를 밟을 수 있는 제도다.
이에 따라 법원이 기업청산보다 정상화가 더 낫다고 판단해 파산보호를 승인하면 회생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큐빅에너지는 텍사스와 루이지애나주에서 원유 및 천연가스를 시추하는 회사다. 유가 하락으로 경영난을 겪자 수년간 인수자를 물색해왔지만 결국 실패했다.
큐빅 에너지 뿐이 아니다. 올 들어 에너지 기업 수십 개가 파산위기에 몰렸다. S&P캐피탈IQ에 따르면 올 들어 미국 법원에 챕터11이나 챕터7을 신청한 에너지 기업은 총 58개다.
지난달에는 애트나 리소시즈, 패럴렐에너지 등 무려 9개 기업이 신청했고 10월에도 AIX에너지, 앵커포인트 등 8개 기업이 법원 문을 두드렸다.
회생가능성이 있는 ‘챕터11’과 달리 ‘챕터 7’은 기업 회생가능성이 없을 때 자산매각 및 기업청산에 들어가는 규정이다. 지난 2월 그린어스퓨얼을 시작으로 선리버에너지, 악시온서비시즈, 블루워터 인더스트리스, 파이스트에너지, 비레올바이오에너지 등 9개 기업이 챕터7을 신청했다.
수급상황도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내에서 감산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 데다 이란이 경제제재 해제를 앞두고 원유 생산과 수출을 늘리고 있어 공급은 넘치는 상황이다. 가뜩이나 글로벌 경기둔화로 원유 수요가 줄고 있는데, 올겨울은 엘니뇨 현상으로 유례없이 따뜻해 난방용 에너지 수요도 감소세다.
헤지펀드인 센타우루스 어드바이저스에서 일했던 전설적인 에너지 트레이더 존 아널드는 유가가 반등하지 않는다면 내년 미국 에너지 기업 절반이 파산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