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U 적발에도 거래소 6곳 버젓이 영업
6일 이데일리 취재 결과,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이 지난달 ‘미신고 외국 가상자산 거래소’로 수사기관에 통보한 16개 업체 중 6곳이 여전히 내국인 대상 영업 중이다. 해당 거래소는 △쿠코인(KuCoin) △멕시(MEXC) △비트글로벌(Bitglobal) △코인엑스(CoinEX) △폴로닉스(Poloniex) △지비닷컴이다.
이 외국 코인 거래소들은 한국어를 지원하고 원화로 코인시세를 보여주는 등 사실상 한국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거래량 기준 글로벌 30위 안에 드는 대형 업체인 ‘쿠코인’과 ‘멕시’는 한국인 고객 유치 이벤트를 진행하고 소셜미디어 텔레그램에서 한국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등 적극적인 영업 중이다. 이들이 운영하는 텔레그램방을 직접 확인한 결과 활동하는 한국인 수만 2만여명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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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시행된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에 따라 이 같은 미신고 외국 거래소들의 영업은 불법이다. ‘가상자산 사업자(VASP)’로 FIU에 신고한 업체만 국내에서 영업이 가능하다. 미신고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우회로 있어 실효성 있는 제재 어려워
그럼에도 16곳 중 6곳의 불법 영업이 계속되는 건 규제를 피할 우회로가 있어서다. 일례로 FIU의 조치로 신용카드를 이용한 코인 매입과 국내 가상자산거래소를 통한 코인 거래는 막혔다.
하지만 국내 거래소에서 바이낸스 등 해외 거래소를 한번 거쳐 코인을 전송하는 방법은 여전히 가능하다. 국내 거래소에서는 지원하지 않는 선물·마진거래를 한국어 지원이 잘 되는 곳에서 할 수 있기 때문에 우회로까지 찾아 수천~수만명의 내국인이 이용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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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일일 비트코인 거래량 중 원화 거래 비중은 달러, 엔화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이 때문에 외국 거래소들은 우회로, 페이퍼컴퍼니 등 각종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불법 영업을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대로 가면 루나·테라 사태 이후 또 다른 피해자가 발생할 우려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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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은 수사 결과를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FIU 관계자는 “FIU는 필요한 조치를 모두 내렸다”며 “사이트 접속 차단이나 수사 등이 실제 이뤄지는 데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경제범죄수사과 금융범죄수사계는 의뢰받은 사건의 현황을 파악해, 8월 말쯤 수사지휘를 하달하고 수사 중”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투자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신속한 수사, 투자자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선영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신고 외국 거래소를 이용하다가 예치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등의 사고가 일어날 수도 있고 선물·마진거래는 큰 투자 손실을 볼 수도 있어 각별한 이용자 주의가 필요하다”며 “금융위를 중심으로 유관 기관도 규제 최적점을 찾아 신속한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