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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제3차 전당대회 투표에 당원 선거인단 83만7236명 가운데 46만1313명이 참여해 총 투표율이 55.1%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사상 가장 높은 투표율을 경신하며 18년 만에 ‘당원 투표 100%’ 전환 이후 당원들의 뜨거운 열기를 보여줬다.
최대 관심사는 당대표 당선자지만 전당대회 당일인 8일 결정되지 않을 가능성도 투표율과 함께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결선투표를 실시한다는 의미다. 당대표 후보 4명 가운데 과반 득표자가 없을 땐 1·2위 득표자를 대상으로 10일 모바일·11일 자동응답전화(ARS)를 통한 결선투표를 진행하며 12일 그 결과를 발표한다.
여러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며 ‘어대현’(어차피 당대표는 김기현)을 내세운 김기현 후보는 1차 투표에서의 과반 승리를 자신한다. 김 후보는 이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투표율이 높다는 것은 대표의 리더십 파워가 커진다는 것이고, 제가 당선된다면 안정적 개혁을 하겠다는 의지에 당원들이 많은 힘을 실어준 것”이라고 봤다.
하지만 당 안팎에선 결선투표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2021년 전당대회에 견줘 당원 규모가 3배가량 늘어난 만큼 당대표 경선에 적용되는 과반 득표를 얻기가 쉽지 않아졌기 때문이다. 과반 득표자가 나오려면 이번 전당대회 투표 참여자 기준 23만명 이상의 표심을 얻어야 한다. 당원 선거인단 내 10·20대(7.78%)와 30대(10.03%), 수도권(37.8%) 비중이 높아져 전통 지지층 밖 표심 향방도 변수로 꼽힌다.
손잡은 안철수·황교안, 김기현 겨냥
결선투표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당권 주자 간 합종연횡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안철수·황교안 후보는 이날 긴급 오찬 회동을 한 후 기자회견을 열어 “김기현 후보는 울산 땅 투기·대통령실 행정관 선거 개입 의혹에 대한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당대표 경선에서 황 후보는 김 후보에 대한 땅 투기 의혹을 가장 먼저 꺼냈으며 안 후보는 이에 동조한 데 더해 대통령실 행정관의 전당대회 개입 의혹까지 제기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안·황 후보는 전당대회 경선 결과와 관계 없이 김 후보 의혹에 대해 원인을 규명하고 책임 소재를 가려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안 후보는 “(대통령실 전대 개입 의혹과 관련) 경찰의 수사 결과를 보고 전대 승복 여부를 결정하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안·황 후보는 “정치적 유불리와 상관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전당대회 결과 발표를 하루 앞둔 만큼 사실상 결선투표를 염두에 둔 것으로 읽힌다. 이날 회동은 안 후보 측이 요청했으며 또 다른 당권 주자인 천하람 후보에게도 회동을 제안했지만 천 후보가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후보는 “천 후보가 (전당대회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얘기했다는 것 자체가 저희와 뜻을 같이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여지를 남겼다.
김기현 후보는 공식 입장 없이 대변인 논평으로 갈음했다. 김기현 캠프의 김시관 수석대변인은 “대다수 당원이 투표를 마쳤고 결과 발표도 하루 앞둔 시기에 패색이 짙어졌다고 두 후보가 힘을 합쳐 당원들의 명령마저 듣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것은 민주주의 꽃인 경선 정신을 훼손하는 아집이자 독선”이라며 “더 이상 내부총질을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천하람 후보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안철수·황교안 후보의 취지에 공감하지만 차분해야 한다”면서도 “전당대회 불복이나 과격한 투쟁으로 가선 안 된다”고 입장을 내놨다. 천 후보는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의혹은 끝까지 파헤쳐야 하고 김 후보가 당을 제대로 이끌지 정당성에 흠이 많이 간 상황이어서 결자해지의 자세로 사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두 후보가 김 후보와 같이 갈 수 없다는 것을 명확하게 표명한 것이어서 제가 결선투표에 오르면 두 후보가 절 지지해줄 것을 확신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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