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1만9000달러에 팔곤 똑똑하다 착각"…`투자 구루`의 고백

세계 최대 채권펀드 핌코 이끌던 엘에리언 알리안츠 자문
"5000달러에 사서 1만9000달러 팔고 난 뒤 똑똑하다 생각"
4주 만에 3만8000달러까지 뛴 뒤 "스스로 바보라 느꼈다"
"디지털화폐 죽지 않아…민간·공공 폭넓게 활용 가능할 것"
  • 등록 2021-01-29 오후 4:21:09

    수정 2021-01-29 오후 4:55:55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비트코인이 5000달러일 때 산 뒤 1만9000달러에 팔고선 제가 세상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었죠. 그러나 저는 비트코인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던 겁니다.”

모하메드 엘에리언


레이 달리오부터 로이드 블랭크페인까지 투자에 관한 한 월가에서 손 꼽히는 전문가들이 앞다퉈 가상자산을 규제해야 할지, 투자해야 할지, 언젠가 터질 자산 버블을 기다려야할지를 두고 논쟁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비트코인 가격이 이달 초 4만2000달러까지 치솟았고 현재도 3만3000달러 수준에서 오르내리는 상황인데도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자산에 대해 너무 성급하게 자신의 입장을 닫아 버렸다는 걸 공개적으로 인정하는 전문가는 드물다.

이런 가운데 과거 세계 최대 채권펀드인 핌코를 이끌었던 `투자 구루`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 수석 경제 자문역이 자신의 가상자산 거래 경험을 솔직하게 공개해 주목받고 있다. 그는 29일(현지시간) 금융혁신연구센터(CSFI)와의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는 가상자산은 지급결제 생태계 내에 속한다고 늘 믿었고, 그런 점에서 그 자체가 글로벌 통화가 되진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다 비트코인이 1만9000달러 정도일 때 미국의 한 TV쇼에 출연해 ‘비트코인에 투자하고 있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당시 그는 “비트코인 가격이 다시 5000달러 아래로 내려가지 않으면 투자할 일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후에 비트코인 가격이 그 수준까지 떨어지자 그는 투자에 나섰다. 엘에리언 자문역은 “비트코인이 5000달러가 됐을 때 매수한 뒤 1만9000달러까지 올라갈 때 팔았다”며 “당시 나는 내가 가장 똑똑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몇 가지를 고려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그는 “비트코인이 1만9000달러까지 갔을 때 오버슈팅이라는 기술적인 요인만 봤다”며 “그 이후에 불과 4주일 만에 비트코인 가격이 3만8000달러까지 올라가서 나 스스로를 바보로 느끼게 될 것이라곤 생각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과거 가상자산에 대한 의견을 거의 피력하지 않았던 엘에리언 자문역은 지난 2018년에 “2000년 초 닷컴버블 붕괴가 있었지만, 디지털화폐는 결고 죽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비트코인이 민간은 물론 공적 영역에서도 더 폭넓게 활용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내 (투자) 경험을 토대로 보면 나는 비트코인에 대해 극단적인 수준 이외에는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걸 알려준다”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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