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전 대표와 가까운 주승용 최고위원이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도부 책임론을 거론하면서 사퇴 의사를 밝혀 문 대표를 압박하는 한편, 안 전 대표가 문 대표에게 원내대표 합의추대를 제안하면서 이같은 정황을 뒷받침하고 있다. 김한길·안철수 전 대표가 원내대표로 추대하려는 인물은 이종걸 의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한길, 7·30 재보선 패배 데자뷔 발언 주목
김 전 대표는 30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 참석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이겨야 하는 선거에서 졌다”며 “(내년)총선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이번 선거 패배로) 다들 걱정이 크다. 저도 고민이 깊다”고 말했다.
김 전 대표가 언급한 ‘이겨야 하는 선거에서의 패배’는 지난해 7·30 재보선 패배 직후인 7월31일 김 전 대표가 안 전 대표와 동반사퇴하며 남긴 발언과 동일하다.
당시 김 전 대표는 국회에서 최고위 회의를 마친 후 “이겨야 하는 선거에서 졌다. 죄송하다”며 “모든 책임을 안고 공동대표 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앞서 주승용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10시30분 열린 비공개 최고위 회의에서 “지도부가 재보선 패배의 책임을 회피해서는 안 된다”며 사퇴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주 최고위원 측은 “사퇴 의사를 밝힌 것이 아니라 지도부가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언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철수, 文에게 “원내대표 합의추대 하자”
안 전 대표는 이날 문 대표와 비공개 회동을 하고 내달 7일 예정된 원내대표 경선에서 합의추대를 하자는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4선의 이종걸 의원과 3선의 김동철 설훈 조정식 최재성 의원(가나다순)은 전날 원내대표 후보자 등록을 마쳤다.
반면 이종걸 의원과 김동철 의원은 비노 비주류다. 김한길 전 대표는 자신의 당대표 시절 사무총장을 맡았던 박기춘 의원이 출마 의사를 접자 이종걸 의원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걸 의원은 김 전 대표의 합의추대 제안에 “경선에서 이기겠다”며 거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 측은 “다른 4명이 후보자 등록을 마친 상태이고 경선을 해도 충분히 이길 수 있다며 합의추대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안다”며 “우리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제안을 받은 것이다. 정당한 경선을 통해 이겨 새로운 리더십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안 전 대표의 원내대표 합의추대 제안에 고민해 보겠다는 취지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표 측은 “두 분이 만난 것은 맞지만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 관련기사 ◀
☞ 문재인 "부족함 깊이 성찰…시련 약으로 삼겠다"(상보)
☞ [포토] 고개숙인 문재인 대표
☞ [4·29재보선]'탄탄대로' 김무성…'진퇴양난' 문재인(종합)
☞ 野원내대표 경선 5파전…'3대 변수'는
☞ [사설]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의 ‘제3의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