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과 함께하는 치맥? 통풍성 관절염 유발하는 나쁜 조합

  • 등록 2022-12-05 오후 9:17:26

    수정 2022-12-05 오후 9:17:26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은 엔데믹(Endemic : 유행했던 감염병이 치명률이 낮아진 채 풍토병화 되는 현상)이후 처음 맞이하는 전세계적인 스포츠 축제다. 한국의 선전을 기원하는 사람들과 각국 주요 경기를 챙겨보는 축구팬들이 밤잠을 미뤄가며 월드컵을 즐기고 있다.

축구와 찰떡궁합은 치맥이다. 유통업계 또한 ‘치맥(치킨+맥주)’​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런데 이 치맥은 치명적인 통증을 동반하는 ’통풍‘을 유발할 수 있다.

통풍은 몸속 요산이 제대로 배출되지 못하고 축적될 때 발생하는 질환이다. 단백질의 일종인 퓨린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요산으로 변하는데, 요산 수치는 퓨린이 많은 식품을 과다 섭취할 때 높아진다.

퓨린은 닭고기 등의 기름진 음식 또는 맥주 같은 주류에 많이 포함돼 있다. 술은 신장에서 요산 배설을 감소시키는 동시에 요산 생산을 증가시킨다. 더욱이 맥주 자체에도 다른 주종보다 훨씬 많은 퓨린이 포함되어 있다. 치킨과 맥주 각각 통풍을 유발하는 음식인데, 이 둘을 함께한다면 그야말로 ‘통풍’ 시한폭탄을 체내에 집어넣는 셈이다.

연세건우병원 유종민 박사(정형외과 전문의)은 “통풍을 야기하는 가장 큰 원인은 과식과 비만”이라며, “통풍은 엄청난 통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가급적 예방하는 것이 좋으며 가장 좋은 방법은 기름진 음식 섭취를 줄이고 물을 많이 마시고 신선한 과일이나 야채 섭취량을 늘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치킨과 맥주는 엄청난 고열량 식품이다. 맥주 1잔에 치킨 2조각을 섭취할 경우 800kcal에 가까운 열량을 섭취하는 셈이다. 따라서 통풍 환자이거나 이전에 유병경험이 있던 경우에는 치맥 섭취를 최대한 피해야 한다. 비만을 예방하기 위해선 치킨은 튀긴 것보단 구운 것을, 맥주를 마시기 전에 생수나 녹차 등으로 갈증을 없애는 것이 좋다. 특히 짜거나 단 안주는 갈증을 일으켜 맥주를 더 많이 마시게 할 수 있어 자극적이지 않은 안주를 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통풍으로 인한 각종 합병증도 유의해야 한다. 유종민 박사는 “통풍은 간과 신장기능이 약화돼 노폐물을 배설하는 기능이 약해져서 발생하기도 하므로 관절염 자체로 인한 통증뿐만 아니라 뇌혈관, 심장혈관 장애 등이 동반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선 설명처럼 통풍은 엄청난 통증을 동반한다. 증상이 꽤 지난 경우라면 통증을 빨리 없애기 위해서라도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유 박사는 이어 “통풍성관절염은 초기에는 비수술 보존적 요법인 식이와 약물치료로도 관리가 가능지만 증상이 진행된 상태라면 관절내시경을 이용한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며 “통풍성관절염은 대사성 만성 질환이기 때문에 적극적인 치료를 받더라도 금주, 균형 잡힌 식습관 유지, 생활습관 개선 없이는 언제든 재발할 수 있는 질병인 점을 인지하고 치료에 임할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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