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 불면 치질 환자는 괴로워, 평소 냉기 차단하고 온기 보존해야

외출후 돌아온 뒤에는 5~10분 좌욕이나 온쵹을 하면 도움
  • 등록 2020-11-23 오후 3:11:55

    수정 2020-11-23 오후 3:11:55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기온이 낮아지고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부쩍 대장항문병원을 찾는 환자가 많아진다. 추운 날씨에 항문과 주변이 차가워지면서 혈관이 수축되고, 혈액순환이 나빠지면서 치질이 악화된 것이다. 또한 평소 치질이 없던 사람들도 차가운 바람이 엉덩이를 스칠 때 불편감을 느끼게 되는 경우가 있다.

지난 2018년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수술 통계에 따르면, 12월에서 2월까지 겨울철의 치핵 수술 건수는 5만2천여 건으로 1년간 수술 건수의 약 29.5%를 차지했다.

치질은 크게 항문주위 혈관조직이 돌출하거나 출혈을 일으키는 ‘치핵’, 항문이 찢어지는 ‘치열’, 항문에 고름이 잡히는 ‘치루’로 구분한다. 그 중 ‘치핵’은 전체 치질환자의 70~80%를 차지한다. 특히 추운 겨울에는 ‘급성 혈전성 치핵’ 환자가 많이 나타날 수 있다. 급성 혈전성 치핵은 추운 날씨와 차가운 곳에서 장시간 항문이 노출되면 혈액순환 장애로 나타난다. 이는 치핵 역시 혈관질환이기 때문에 뇌경색 혹은 심근경색 등 혈관질환의 발병률이 겨울철에 높은 것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한솔병원 대장항문외과 정규영 진료부장은 “피가 비교적 잘 순환되는 일반 치핵과 달리 급성 혈전성 치핵은 혈관에 피가 엉기는 ‘혈전’을 만들고 항문 주변이 딱딱해진다”며 “급성 혈전성 치핵이 생기면 혈관조직이 부어서 밀어 넣어도 잘 들어가지 않고 심한 통증을 동반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겨울철에 특히 기승을 부리는 치질,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정규영 진료부장은 “추운 날씨에 항문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항문의 혈액순환이 중요하다. 따라서 치질이 있는 사람은 평소 냉기를 차단하고 온기를 보존해 주는 깔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귀가 후에는 5~10분 온욕이나 좌욕을 하는 것이 좋다. 좌욕은 항문 주위의 청결 유지뿐만 아니라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 주어 급성 혈전성 치핵 예방에 도움이 된다. 또한, 오랜 시간 앉아서 일하는 사람은 수시로 일어나서 몸을 움직여 주는 것이 좋고, 술이나 기름진 음식은 삼가는 것이 좋다. 화장실에서 배변 시 오랫동안 세게 힘주는 습관을 피해야 하며, 배변 후 비데 사용 시 유의해야 한다. 비데를 사용해 강한 수압으로 오랫동안 세척을 하면 좋지 않기 때문에 비데는 약하게 잠깐만 사용하는 것이 좋다.

정규영 진료부장은 “만약 치핵증상이 있다면 항문 혈관이 확장되지 않도록 쪼그려 앉거나 무거운 것을 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약물치료로 호전되기도 하지만, 이미 많이 진행된 치핵은 수술적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만족스러운 치료 결과를 위해서는 증상이 처음 생겼을 때 바로 대장항문외과 전문의를 찾아 진료와 함께 개인에 맞는 적절한 치료를 시행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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